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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주시 화장장 건립 성공을 위한 고언(苦言)

 

경기도에 화장장 건립을 시도했다 중단한 경우는 참 많다. 연천·양주·포천·가평·양평·하남·부천·김포·안산·여주·이천·화성 등 하나같이 지역사회 반대에 가로막혀 포기하고 말았다.

 

그 결과 ‘반대하면 안 한다’라는 그릇된 학습효과만 남겼다. 고난의 길이 분명한데, 양주시에서 다시 화장장 건립에 나섰다.

 

기왕에 시작했다면 이번엔 정말 성공해야 한다. 과연 양주시가 받아볼 성적표는 화장장 건립 성공 또는 실패 사례 중 어떤 것이 될까? 화장장에 관해 나름의 견문과 경험을 쌓은 필자는 실패 사례와 쓴소리를 많이 챙겨 들어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첫째, 기본이 되는 화장장과 화장로를 제대로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화장장 건립에 나섰던 지역의 관계관이 화장장 한번 가보지 않은 걸 자랑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었다. 또 화장장 건립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인사 중에는 화장장 문외한도 있었다. 전장에 나가는 병사가 전혀 훈련이 안 된 모양새였다. 어떻든 참여한 모든 이들의 ‘수준 향상’을 위한 공부는 필수적이다. 그 대상 인원은 많을수록, 교육 내용은 풍부할수록 좋을 것이다. 요즘은 반대하는 주민들이 방향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공부를 많이 하기 때문에도 더욱 그렇다.

 

둘째, 부지 선정은 주민공모와 직접조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주민공모에만 올인하다가 끝 무렵에 ‘철회’라는 벽에 부딪히면 원점으로 회귀한다.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며, 일정이 상당히 지연되는 것은 물론 이때 좌절 포기하기 쉽다. 게다가 주민들이 제시 또는 신청한 부지는 합리성이 부족한 경우가 흔하다.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주민공모와 지자체 적지(適地) 조사를 병행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셋째, 부지 선정에는 어떤 경우든 절대로 사(私)를 배척해야 한다. 과거 어느 한 지자체가 시도한 화장장 건립부지는 시장 지인과의 밀약이 드러나기도 했다. 유사한 사례는 다른 곳에도 있었다. 이런 곳들이 주민 반대를 이길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오히려 시작 안 한 것보다 못한 좋지 못한 선례만 우리 사회에 남겼다.

 

넷째, 기금이든 지원금이든 너무 액수를 강조하지 말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그리고 현금성 지원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전국 화장장 부지 선정 과정을 보면, 수십억 원의 지역사회 발전기금 또는 지원금을 준다고 자랑하듯 내걸고 있다. 돈 액수를 너무 앞세우면 두고두고 民官, 民民 갈등의 원인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기피시설 화장장을 수용하는 지역에 대한 지원 원칙은 ‘法과 財政이 허락하는 한 무제한’이 맞다.

 

화장장을 건립하는 일은 행정주체 측에 고통과 노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당해 지역에는 인내와 협력을 강압한다. 이 난제를 극복하는 데에는 “대화와 타협” 외에 어떤 왕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노력과 이해라는 필수적이지만 추상적인 언어밖에 다른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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