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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갈등이 만연한 시대, 세대 간 공감과 연대를 통해 앞으로 앞으로...

‘2023 사회적 갈등 및 공동체 의식 관련조사’ 응답자 86.2% 한국사회 사회적 갈등이 많아져
젊은 세대일수록 세대 간 갈등에 대한 심각성 크게 느껴

 

2023년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전통적 세대 구분은 연령에 따라 유년, 소년, 청년, 장년, 노년층으로 나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서 문화 다양성에 대한 욕구가 적극적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이제 기존의 세대는 단순히 연령별 분류가 아닌 각 세대만의 특성에 따라 촘촘히 세분화 되고 그에 맞는 감각적인 명칭도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베이비붐세대, X세대, 밀레니얼(Y)세대, Z세대 그리고 알파세대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세대를 연령이 아닌 세대의 특성으로 구분하기 시작한 대표적인 사례가 베이비붐세대(50년대 중반-60년대 중반 출생)이다. 한국전쟁 이후 고도성장기를 겪었고, 수직적 계층 구조에 익숙하며, 조직과 일을 가정과 개인보다 우선시하는 세대를 지칭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도성장의 주역이었다면 그 수혜를 누린 세대가 바로 X세대(60년대 중・후반-70년대 후반 출생)이다. 88서울올림픽과 경제 호황으로 넉넉해진 8·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뚜렷해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추세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美 타임지가 정의한 미미미 제너레이션(The Me Me Me Generation), 즉 개인의 이익과 성장을 최우선시한다는 ‘밀레니얼(Y)세대(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출생)와 그 뒤를 이어 근본부터 기존 세대와 완전히 다른 신인류라는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출생)가 있다. 이어 2010년대 등장한 알파세대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합친 'MZ세대',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친 '잘파세대' 등 문화가 공존하고, 세대의 간극이 좁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세대와 세대가 결합된 또 다른 세대의 등장에 모두 주목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챗GPT가 선도하고 있는 지금의 A.I.시대에도 아주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각종 스마트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영상문화에 매우 익숙한 모습을 보인다. SNS를 활용하고,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이다. 각종 A.I. 뿐만 아니고,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아날로그 시대부터 출발한 기성세대와는 인식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렇듯 더이상 세대의 구분은 단순히 세대와 세대 간의 역할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각의 세대는 좁은 간극 안에서 각기 소비하는 문화의 행태와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기도 한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은 '한류'를 통해 오징어게임, 기생충과 같은 K콘텐츠의 흥행과 BTS, 블랙핑크와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배출한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세계인들이 한국을 알기 위해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익히는 등 한국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불모지에서 불과 70여 년만에 이룬 쾌거이지만 그 역동의 세월 한켠에 자리잡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모습은 '갈등이 만연한 사회'라는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의 갈등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진보와 보수, 빈부, 성별, 세대 등 12개 갈등 항목 가운데 7개 항목에서 갈등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많은 갈등 상황 중에 '세대 간 갈등'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사회적 갈등 및 공동체 의식 관련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6.2%가 우리 사회가 예전보다 더 사회적 갈등이 많아졌다고 응답했다.

 

남성과 여성의 성별 갈등,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갈등, 부의 양극화에 의한 갈등 등 여러 갈등 유형들이 존재했다. 그중에 세대 간 갈등이 존재한다. 특히 2, 30대 응답자 중 각각 44.4%, 37.2%가 세대 간 갈등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 수치는 조사에 응한 4, 50대보다 높은 수치였다. 2, 30대의 젊은 세대가 세대 간 갈등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덧 '세대 간 갈등'은 이제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조사의 응답자들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갈등에 대한 이유로 "서로 자기주장만 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으며,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갈등 상황에서 납득가능하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할 용의가 있으며, 우리에게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우리는 발생하는 갈등을 잘 봉합하고 또다시 전진 할 가능성이 크다. 세대 간 갈등도 맥락이 같을 것이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긴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와 성장환경이나 기본 배경지식 등 지금의 젊은 세대와는 많이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다.  소위 말하는 MZ 세대가 태생적으로 마주했던 것이 디지털 문화였다면 기성세대는 아날로그적 토대 위에서 경험을 쌓은 터라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기성세대 역시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어렵다.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기성세대가 자기중심적인 젊은 세대를 너그러이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이해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세대 간의 간격은 더 멀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첫째, 여러 세대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 학교, 공공장소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괜찮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고, 익명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서 서로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시간이 쌓이면 실시간 온라인 플랫폼도 활성화 할 수 있다. 그러면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익명 대화도 가능하기에 더욱 솔직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어린 시절부터 대화 방법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는 적절한 대화 방법을 배우는 것을 그동안 등한시 했다. 어릴 적부터 사회적 관계를 위한 대화 방법 모색을 통해 성인이 되어서도 그 습관이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고개 끄덕임 등의 리액션을 하고, 상대방의 내용을 주의 깊게 듣는 연습이 필요하다. 인간에게는 공감이라는 기제가 있다.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며 소통하려는 노력만으로 모든 갈등을 막을 순 없지만, 서로 상처 입지 않는 마무리는 할 수 있다.

 

공감은 로봇이 아닌 인간의 능력이며 인간은 서로 연대하고자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애쓴다. 다만 세대의 변화에 따라 관계가 파편화되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세대가 주류를 이루면서 이전과 같은 공동체적 사고가 많이 옅어지긴 했지만 인류가 사라지기 전까지 인간은 서로 갈등하는 가운데 결국 공감하며 살 수밖에 없다.

 

90년대 015B의 노래 중 신인류의 사랑이란 곡이 큰 히트를 쳤다. 노래 제목에 등장하는 신인류가 바로 X세대였고 지금 그 X세대는 기성세대가 됐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어른들은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서 말세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인류는 그들의 말과 달리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

 

결국 인류는 역사와 세대가 반복되는 변화 속에서 갈등하고 성장한다. 그래서 세대 간 갈등을 그저 부정적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2023년 지독하게 갈등했던 우리 사회였지만 그 역시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화해를 시도하고 어떻게든 연대한다면 새해 우리는 반드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보도제작학과 정은이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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