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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3지대 신당추진, 실패의 반복이 될 것인가 새로운 바람이 될 것인가

신당 성공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의와 비전이 있어야 한다

  • 등록 2023.12.18 06:00:00
  • 13면

지난해 9월 24일 미국에서는 ‘전진당(Forward)’라는 정당이 창당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과 뉴욕시장 민주당 예비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탈당한 앤드루 양과 공화당 출신인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뉴저지 주지사가 주도해서 만들었다. 

 

이들은 미국 정치의 뿌리깊은 양당 구도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에게 대안 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알리면서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스스로를 급진적 중도로 규정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대표적인 정책으로 내세웠으며, 오픈 프라이머리와 선호투표제를 미국 전역에 도입하는 것 등을 내세우고 있다. 나름의 정책비전과 양당제 폐해 극복이라는 대의명분을 제시하면서 제3당에 대한 지향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통령제와 소선구제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서 의회내 제3당이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서인지 전진당은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있다. 창당을 했음에도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았고, 민주·공화 양당의 중도파 의원들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을 계획이며 의회 및 주지사 선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진당 리더들의 의회 진출을 뒤로 미루고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서 제3당이 출현할 수 있는 제도적 정치적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미국만큼이나 양당체제의 폐해가 크다. 제3당의 성공도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그동안 자유민주연합·선진통일당 등의 충청계 보수 제3당,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정의당 등의 진보계 제3당, 2004년 탄핵 이후 몰락한 호남 정당인 새천년민주당,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당·바른미래당·민생당 등이 제3당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별화된 정책비전 보다는 지역주의나 인물에 의존한 제3당들은 결국 거대 양당에 흡수되었고, 그나마 명맥을 이어 온 진보계 제3당도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또다시 탈당과 신당 논란이 한창이다. 더 지켜볼 일이지만 아직까지 대의와 명분, 비전이 선명한 세력은 보이지 않는다. 실패한 역사를 또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만약 정당 내부애서 벌어지는 권력투쟁의 산물로 신당이 추진된다면, 이는 유권자들에게 ’더 많은 정치적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퇴행의 반복일 뿐이다. 시작과 동시에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양당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제3당 추진세력에게 여러차례 기회를 줬으나 결국 정치인의 잇속만 챙기고 끝난 실패의 역사를 국민은 뚜렷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20여 년 동안 민주당이라는 그늘에서 국민들의 배려로 국회의원 5선과 전남 도지사를 거쳐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이낙연 전 총리가 신당창당을 공식화 것은 충격적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다. 대의명분이 보이지 않고, 정책적 비전제시도 없기 때문이다. ’反이재명‘말고는 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친이낙연계‘로 알려진 이병훈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히는 등 지난해 대선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국회의원들도 호응하지 않는 까닭이다. 실제 창당까지 실행할 지는 모르겠으나, 민주당 지지자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기대보다는 우려와 실망이 크다는 것을 살펴보기 바란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정치혁신에 민감하고 역동적이다. 선명한 대의와 명분, 양당체제 극복에 대한 진심과 정책적 대안,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차별화된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3당 추진세력이 등장한다면 국민들은 열렬히 환영하고 지지할 것이다. 국민이 공감하면 성공할 것이고, 국민이 외면하면 실패할 것이다. 이것이 현대 한국정치에 있어서 변치않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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