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 등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인천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진료체계에 돌입한 인천시는 개원의들의 휴진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어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11개 수련병원 전공의 540명 가운데 238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근무지 이탈에 앞서 사직서를 제출하는 전공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의료 공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445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 361명보다 84명 더 늘어난 것으로, 전체 전공의 중 82.4%에 해당한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수가 전날보다 더 늘어난 병원은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인천의료원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가천대 길병원이 전공의 196명 중 17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날 95명에 비해 79명이나 더 늘어난 수치다.
시는 의료 공백에 의한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각종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응급실의 경우 전공의 대신 전문의를 투입해 24시간 비상진료체계가 유지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응급의료센터 과밀화 방지를 위해 중증 환자를 위주로 진료하고, 경증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진료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현재 시는 개원의들까지 집단 휴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동네 개원의들도 휴진에 동참한 바 있다.
이때 인천에서도 20~30%의 개원의들이 휴진에 동참했다.
개원의 중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아직 개원의들의 집단 휴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협에서 개원의 휴진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5일 서울에서 대규모 궐기대회가 예정된 만큼 이달 말쯤 개원의들의 집단행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시는 개원의들까지 휴진할 경우 공공의료기관 진료 시간을 확대 운영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진료를 연장할 계획이다. 또 진료명령과 업무개시 명령도 발동한다.
시 관계자는 “아직 개원의들의 휴진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계속 이에 대비하고 있다”며 “의료 공백이 커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