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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의 촌스러운 이야기] 전공의들의 의료 농활을 제안한다

 

 

 

의료대란의 해결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처음에는 부족한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 인력의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에 의료계가 반대를 하는 모습에 공분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며 의대의 교육 현실이나 의료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2천 명 증원을 무슨 특수부 수사하듯 그림을 그려놓고 권력의 칼을 휘두르는 듯한 정부의 모습에 공분을 느끼고 있다.

 

대도시의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빠진 자리를 공중보건의 수백 명을 차출해서 채우려 한다고 하니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농산어촌 의료공백이 더욱 커질 것은 명약관화다. 의료계와 정부 양측 다 공익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데 정작 가장 큰 명분 중 하나였던 지역의료의 공백은 더욱 커지게 됐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꼴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공중보건의가 차출돼 생긴 의료공백을 전공의들이 의료 농활로 채울 것을 제안한다. 의료대란 와중에 열렸던 서울대 의대 졸업식에서 김정은 학장의 졸업 축사는 사회에 울림을 줬다. “여러분은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숨어 있는 많은 혜택을 받고 이 자리 서 있다. 지금 의료계는 국민들에게 따가운 질책 받고 있다. 사회적으로 의사가 숭고한 직업이 되려면 경제적 수준이 높은 직업이 아닌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어야 한다” 이 축사는 비단 서울대 의대생에게만 해당하는 말도 아니고 의료계에만 해당하는 말도 아니다.

 

우리나라가 도시화, 중앙집권화, 산업화로 압축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농산어촌의 희생이 있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지방소멸 위기고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과잉 경쟁과 저출생의 위기다. 이 파국적 패러다임에 의료계도 역시 포함돼 있다. 나는 적지 않은 의대생들이 김정은 학장의 축사에 공감할 것이라고 믿는다. 잠잘 시간도 없이 의료 현장을 지켰던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억울함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전공의 의료 농활을 제안하다.

 

전공의들이 의료인으로서 진정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 지금의 전공의 사직이 개인의 영리를 위한 것만은 아님을 항변하고 싶다면 지금 실천이 필요할 때다.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전공의가 없으면 가동을 멈추는 비정상적인 종합병원의 상황을 국민들은 알게됐다. 이제 의료 농활을 통해서 의료취약지역의 보험수가를 높여주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면 좋겠다.

 

잘못된 의료전달시스템에 경종을 울리고, 스스로도 지역의료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며 의료인으로서 다시 마음을 되새기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의료계의 반대로 추진이 안된다고 알려진 전 국민 주치의 제도나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열악한 촌의 관점에서 그 필요성을 파악하는 계기를 삼으면 좋겠다. 초고령화 시대,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될 시대의 의료 주역은 바로 지금의 전공의들이다. 누가 뭐래도 전공의들은 대한민국 의료계의 미래를 책임질 동량들이다.

 

머지않은 미래 본인들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위한 주체적인 준비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못난, 못된 기성세대들이 벌이고 있는 아수라장에 젊은 의료인들이 함께 어울리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그 어느 세대보다도 ‘공정’에 예민한 세대로 알고 있다. 밑돌(촌의 공중보건의) 빼서 윗돌(대도시 대학병원 전공의) 고였으니 이제 윗돌이 밑돌 역할을 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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