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하면 떠오르는 친근함, 사랑스러움, 든든함,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들이 어린이들의 일상을 깨운다. 상상 속 반려친구 ‘아모’가 안내하는 쿵짝공원은 수풀과 인형, 악세서리가 열리는 나무로 가득하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구는 반려동물이 돼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반려’를 주제로 한 관람객 참여 프로젝트 ‘쿵짝공원 속 친친’이 열리고 있다. 현대미술 작가 깪, 이학민 2인이 반려가구, 반려식물, 반려캐릭터 등을 선보여 현대사회 속 반려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한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현대미술을 친근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 제목인 ‘쿵짝공원’은 손과 발이 마주쳐 소리를 내는 소리인 ‘쿵짝’에서 따왔다. 깪, 이학민 두 작가는 손과 발을 이용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는데, 반려동물의 친숙함을 전달한다. ‘친친’은 ‘친한 친구’의 줄임말로 아이들이 전시장에 와 친한 친구를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전시는 두 개의 섹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섹션 ‘아모의 보물찾기 여행’에선 깪 작가의 상상 속 이미지를 실제로 구현시킨 반려 친구 ‘아모’에 대해 살펴본다. 아모는 열매로 태어난 캐릭터로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머리카락 속에는 씨앗이 숨겨져 있고 머리카락은 자라면서 점점 굵어진다. 비밀의 씨앗을 갖고 아이들은 보물찾기를 떠나게 된다.
또 전시장 입구엔 아모의 손으로 만들어진 핸드백과 귀걸이가 걸려있는 아모 트리가 있다. 아이들은 아모의 머리를 뽑아보고 핸드백을 걸쳐보고 귀걸이를 착용해보며 커다란 아모를 체험해 볼 수 있다. 패브릭과 인조 가죽 등 다양한 촉감으로 만들어진 아모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두 번재 섹션 ‘파우를 찾아서’에선 이학민 작가의 반려 가구들이 전시된다. 만화적 상상력이 부여된 가구다. 이 가구들은 반려동물과 반려식물을 떠올리게 한다. ‘긴 파우 의자’(2020), ‘작은 파우’(2024), ‘선 파이어’(2024), ‘쌍둥이 선파이어’(2024) 등이 전시돼 있다.
우리말로 ‘발’을 뜻하는 ‘파우’는 변신을 잘 하는 재주를 갖고 있다. 전시장에 붙여진 발자국을 따라가다보면 수풀과 가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할 수 있고 가구들을 만져볼 수 있다. 특히 은빛 나무를 지나면 모든 것이 은색으로 보이도록 만들어 은빛 세상을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14일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깪 작가는 “어렸을 때 전시장에 가면 ‘뛰지 마시오’, ‘만지지 마시오’와 같은 문구들에 불편함을 많이 느꼈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아이들이 작품과 상호작용하면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학민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가구’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며 “캐릭터성을 부여해 상상력이 가미된 가구들로 스펙트럼을 넓혀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에게 세상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편, 만석시립미술관은 함께 누리는 문화예술 공간 운영을 목표로 공교육 연계와 장애·비장애 어린이집 누구나 소외 없이 참여 가능한 특화된 미술관 유형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시를 운영하며 성인 대상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