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에 전공의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집단 사직하고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 일부는 윤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대화하더라도 생방송 토론으로 해야 한다”, “밀실은 절대 안 된다” 등의 주장을 폈다.
반면에 “소통할 창구와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며 대화 제안에 응해야 한다는 전공의들도 있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전날 대통령의 대화 제안이 나온 후 의견들을 표출하고 있다.
전날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홍보위원장은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서 대화해달라”고 호소했고, 윤 대통령은 이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부 전공의들은 “자기들이 2000명 증원을 양보하지 않았는데 이를 백지화하지 않는 이상 대화할 필요가 없다”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사직 전공의 A씨는 “다수 친구의 확실한 여론은 ‘안 만나는 것이 맞다’는 것”이라며 “증원 철회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공의 B씨는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 당선자가 지난 2월 1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윤 대통령이 참석했던 의료개혁 주제 민생토론회에서 입이 틀어막힌 채 쫓겨났던 일화를 거론하며 “소통이 되는 토론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의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전공의들의 복귀는 회의적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전공의 C씨는 “사직한 전공의들의 단체는 우두머리가 없고 다들 개인적 사직이라서 누가 대표로 대통령이 대화한다고 해서 결정이 뒤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면서도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사직하지 않고 의료 현장에 남는 전공의 D씨는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전공의와 대화했다’고 보여주기식 만남을 하고, 전공의들의 의도를 곡해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