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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최태원 "'주식가치 산정’에 치명적인 오류...상고할 것"

최 회장, 17일 기자간담회 직접 참석해 입장 표명
"2심서 주식가치 산정 오류…상고로 바로잡을 것"
"6공 후광·불법 비자금으로 SK 성장, 사실 아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판단에 영향을 미친 ‘주식가치 산정’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재판부의 구체적인 판결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노 관장과의 이혼 항소심 판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사법부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에 관련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지난달 3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한다"며 최 회장에게 위자료 20억 원과 재산분할 1조 3808억 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의 경영권 약화 우려가 제기됐다.

 

 

최 회장 측이 주장하는 오류의 핵심은 판결의 주요 쟁점인 주식가치 산정이 잘못돼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극도로 과다하게 계산됐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1998년 5월)의 대한텔레콤(현 SK C&C)의 주식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봤지만, 액면분할을 고려한다면 당시의 가치는 주당 1000원이 맞다는 설명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텔레콤(현 SK C&C)의 가치를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주당 8원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 ▲SK C&C 상장 당시 2009년 11월 주당 3만 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이에 따라 1994년부터 1998년 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까지와,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선대회장의 기여분을 12배로, 최 회장의 기여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을 내조한 노 관장의 기여분을 인정, 재산 분할 비율을 65 대 35로 정하고 약 1조 3800억 원의 재산분할을 판시했다. SK 주식의 가치 성장이 재산분할에 있어 가장 크게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재판부의 결정에 기초가 된 계산 오류를 바로잡을 경우, 선대회장의 기여분이 125배로 10배 늘어나는 대신 최 회장의 기여분이 10분의 1인 35.5배로 줄어든다. 사실상 100배의 왜곡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 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또한 이에 근거해 SK 지분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결정하고 분할 비율 산정 시에도 이를 고려했기에, 앞선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최 회장은 "SK의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서 이뤄졌다는 내용, 또 6공화국의 후광으로 SK가 성장해왔다는 판결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SK그룹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해 상고를 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디 대법원 판결로 이를 바로 잡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적대적 인수합병과 헤지펀드 등 경영권 위기 우려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이거(이혼소송 판결) 말고도 저희는 수많은 고비를 넘겨 왔기 때문에 이런 고비도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과 같은 그런 위기로 발전되지 않게 예방해야 되고, 설사 그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막을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또한 “이번 판결은 입증된 바 없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SK 역사와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이를 바로잡아 회사의 명예를 다시 살리고 구성원의 자부심을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와 구성원들의 명예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곡해된 사실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일을 다할 예정”이라며 “물론 부단한 기술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 등 기업 본연의 경영활동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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