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어 입에 담지 못할 막말과 폭언을 서슴지 않아 업무시간이 두렵다.”
화성시청 모 부서가 (막말)악성 민원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돈과 관련된 일이라 그럴까. 민원인이 내뱉는 말은 송곳처럼 날카롭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일은 이렇다. 전화를 받으면 수화기에 다짜고짜 "죽을래? 죽을래? 공무원 XX가 까불어!", "나 누구인데, 여긴 어딘데" 하며 공갈 전화로 따지기 시작한다.
직원들은 공갈성 전화임에도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하지만, (막말 민원)이들은 반말과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멈추지 않는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막말 민원에 시달리는 부서 관계자는 "일상입니다.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나 누구랑 친한데, 혼 나볼래?' 등등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며 찾아오기도 하고 전화하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협박성 폭언이 심각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은 업무량이 많은 것은 견딜 수 있지만, 나를 좌절하게 하는 것이 '일'이 아니라 '사람'"이라며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반말로 막말을 퍼붓는 악성 민원인들 때문에 심리적 외상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는 "악성 민원인들 때문에 직원들이 심각한 (전화벨소리)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전예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화성시는 각 부서 출입문 앞에 설치된 전자 조직도(안내도)에서 공무원들의 사진도 없이 이름도 성만 공개하고 있다.
직원 안내 조직도 사진과 성함은 민원 편의 차원에서 공개된 것이지만, 타 시군에서 악성 민원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자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기존에는 정보공개법상 공무원들의 이름과 직위는 비공개 대상이 아닌 정보이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이름과 직위를 공개해 왔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직원들의 사진을 비공개하는 것은 지금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비공개 조치는 직원보호 차원이자 최소한의 사생활 침해를 보호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