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하늘도시 알짜배기 땅인 RC3 블록의 사업계획이 취소됐다.
영종하늘도시 내 13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이자 주상복합단지라는 희소성에 이목이 집중됐던 부지인데도 사업자가 포기하면서 미분양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주상복합용지로 연면적 3038만 55㎡의 공동주택 1296세대, 근린생활시설과 판매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취소 공고를 보면 ‘당사의 사정으로 인한 취소 신청’으로 인천경제청은 이를 받아 들였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및 근생·판매시설 신축에 대한 허가와 고시는 일괄 취소됐다.
앞서 지난 2021년 동부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와이제이글로벌개발 주식회사는 RC3 1·2블록을 낙찰받았다.
당시 낙찰가는 3025억 원이었으며, 올해 말 토지매매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이 상황에서 지난해 4월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에 책임을 물어 모회사인 동부건설이 공공공사 입찰 제한을 받게 됐다.
이에 주택사업 대신 비주택사업으로 시선을 돌려 토목 등 인프라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21년 설립된 와이제이글로벌개발은 현재까지 창출된 매출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건설시장 경기가 시멘트, 철근 등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건설업계가 진통을 겪는 실정이다.
와이제이글로벌개발이 영종하늘도시 사업을 취소하기 충분한 배경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천도시공사와 LH측에 토지매매 해약 관련 통보는 하지 않았다.
한편 미분양 우려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체가 원활하지 않은 점도 이번 사업 취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에 이어 부동산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자금 회수가 불투명해 PF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탓이다.
실제 한국기업평가의 지난해 주요 건설업체 잠정실적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개 건설사의 미수금은 전년 말 대비 25.4% 증가한 약 31조 4000억 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취소하면서 사업을 안하기로 했으니 다시 처음부터 해당 부지에 대한 인허가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사업권 등에 대해서는 시행주체가 결정할 문제로 현재 주체나 다른 주체가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면 인허가 작업을 새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도 “사업계획 취소에 대한 진행상황을 들은 바가 없지만 취소공고가 나온 것을 보면 사업 취소가 맞다”면서도 “아직 토지매매 계약 해약에 대해서는 진행되고 있는 바가 없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