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지난 11일 '2030 수원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정비기본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주민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시는 정비기본계획 변경을 위해 '새로운 정비방식(생활권 계획) 도입으로 빛나는 주거환경정비'라는 비전을 세우며 '주민과 소통', '주변과 상생', '패러다임 전환' 등 3대 목표를 세웠다.
◇도시정비 패러다임 대전환, '주민 주도 방식'
정비기본계획 변경은 기존에 행정이 주도하던 정비구역 지정 방식을 민간 주도로 전환한 것이 큰 특징이다.
정비기본계획은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가 반드시 수립해야 하는 법정계획으로 지역 내 노후불량지역의 정비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 역할을 한다.
기존 정비사업 구역 지정은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하향식으로 이뤄졌는데 시가 수립한 기본계획 내 지정된 정비예정구역을 대상으로만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에 정비를 원하는 구역이 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으면 안전 문제 발생 등 시급한 사유가 없는 경우 기본계획 수립 주기(10년)를 기다려야 했다.
시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고 주민의 도시정비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변경된 기본계획에 '생활권계획' 도입을 담았다.
생활권계획은 정비사업이 필요한 구역에서 요건을 충족하면 주민들이 정비사업 공모에 신청할 수 있는 방식으로 10년 주기의 정비예정구역에 포함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요건 충족 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주민 제안 방식은 사전에 일정 비율 이상 동의를 받고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후보지 선정 이후 과정의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정비기본계획이 최초 수립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구역 지정 방식을 전환한 큰 변화다.
시는 이번 정비계획변경을 통해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어려움으로 해제된 시 정비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노후 건축물이 많은 시는 이번 정비기본계획 변경으로 도시정비 사업이 보다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0년 기준 관내 재건축사업 대상이 되는 노후·불량건축물이 72%에 달하고 2022년 기준 재개발사업 추진이 가능한 단독주택·기타건축물은 58%가 넘는다.
주민이 주도하는 생활권계획 방식 도시정비는 이같은 노후한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도시정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용적률 체계 변경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도시정비
2030 정비기본계획 변경의 또 다른 주요 변화는 용적률 체계다. 도시계획조례의 범위 내 별도로 정한 '기본용적률'은 190~230%로 동일하지만 정비사업이 지역 내 상생에 도움이 되도록 허용용적률과 상한용적률의 기준을 조정했다.
우선 건축 관련 각종 기준에 따른 인센티브로 적용됐던 허용용적률·추가용적률은 허용용적률 한 가지로 통합해 최대 30%를 부여한다.
기존 허용용적률은 장수명 등급, 우수디자인, 지능형 건축물, 녹색건축물 등급 등 4가지 항목에 따라 최대 20%를 받을 수 있었다.
개정된 허용용적률은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을 다양화해 사업 추진 시 여건과 상황에 맞춰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변경된 기본계획은 인센티브 항목을 10가지로 대폭 늘렸는데 친환경자동차 전용 주차구역, 돌봄시설, 공공보행통로 등이 추가돼 각각 부여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공공공간이 부족한 사업구역에서 공개공지와 돌봄시설을 설치하면 제공 면적에 따라 기존보다 7% 더 용적률을 상향할 수 있다.
또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상한용적률은 10% 상향돼 최대 28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사업 시행자가 구역에 필요한 공공시설 등을 확충한 만큼 받게 되는 용적률 인센티브 최대치를 상향해 종별로 10~40%를 적용받는다.
사업시행자는 사업성을 높일 수 있고, 주민들은 정비사업의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방안이다.
◇수원시 19개 생활권 구분, 맞춤형 정비로 꾀하다
생활권계획은 주민들의 일상적 활동이 이뤄지는 생활 반경을 중심으로 정비·보전·관리의 종합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시는 도시기본계획상 5개 중 주거생활권을 수원역, 수원화성, 우만연무, 인계매탄, 광교, 원천, 매탄, 영통, 파장송죽, 정자, 화서, 조원, 율전입북, 호매실금곡, 서둔구운, 평동, 세류, 권선곡선, 망포 등 19곳으로 구분했다.
또 생활권별로 26개 주거환경지표를 선정하고 공공서비스 및 주거 편의성 개선, 생활편의시설과 안전시설 확충 등 생활권별 특징을 반영한 관리방안도 제시했다.
시는 생활권계획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직접 의견수렴을 거쳐 자발적으로 정비 구역을 제안해 정비사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지 선정을 위한 구역 여건 검토를 거쳐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자문 등의 과정을 진행해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지정을 진행하게 된다.
또 정비구역 지정과 용적률 체계 조정 등을 중심으로 한 이번 정비기본계획 변경으로 짜임새 있는 도시정비를 유도한다.
특히 구역별 정비사업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에 따라 현황분석과 관리계획을 객관화해 시 전체를 종합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생활권계획 방식을 도입한 정비기본계획 변경이 마무리돼 앞으로 정비사업 후보지 공모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주거환경 정비가 시급한 지역을 선정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