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쏟아진 물폭탄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태풍 가능성까지 나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22일까지 인천의 예상 강수량은 50∼120㎜다. 이후에도 주말까지 비 예보는 계속돼있다.
앞서 인천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누적 강수량 400㎜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모두 545건의 호우·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침수 피해 신고가 329건으로 가장 많았다.
학교 18곳에서도 집중호우로 인한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 매우 강한 장맛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제3호 태풍 개미가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770㎞ 해상에서 발생했다.
태풍의 진로와 강도는 유동적이지만 북상 기조가 유지될 경우 제주도 및 서해와 가까워져 간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태풍 개미가 무사히 지나간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이달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에 연이어 태풍이 상륙한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인천지역은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많이 받았다. 특히 지난해 북상한 카눈부터 2019년 링링까지 인천은 지난 5년 동안 태풍 영향권에 대부분 직접적으로 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47건의 호우·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2019년 링링은 인천에서 하루에만 9000여 건이 넘는 피해가 신고돼 역대 최대 일일 119신고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과거 한반도에 태풍이 북상한다고 하더라도 위로 올라올수록 세력을 잃어 인천에는 큰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도시인 인천의 해수 온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경우 태풍 진로에 영향을 주는 것뿐 아니라 위력도 강해진다.
여기에 인천은 한반도에서 해수면 상승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이다.
올해 초 국내연구진은 2050년 인천 해수면이 4㎝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구 평균보다 11% 높은 수치이며 전 세계 주요 해안 도시 5곳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해수면 상승은 곧 태풍 등의 자연재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파도가 높아지며 해안 침식과 해수 범람을 일으켜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진로나 위력 등을 계속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천은 유동적이지만 비 예보가 계속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