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드라마·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 촬영지다. 서울과 거리상 가까운 데다 바다·국제공항·신도시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눈물의 여왕, 원더풀월드, 돌풍부터 지난해 더글로리까지 여러 드라마에 인천 곳곳이 등장했다.
하지만 인기 촬영지라고 해서 관광명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받쳐줄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10년 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한 송도석산이다.
당시 드라마 중요 촬영지로 등장해 인천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받던 송도석산을 기억하는 이들이 지금은 얼마나 될까.
인천시가 10년 전 드라마의 후광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던 송도석산을 다시 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연수구 옥련동 송도석산에 미디어파사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디어파사드는 건물 외관에 LED 조명 등을 비춰 각종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미디어파사드가 대표적인 예다.
인천의 역사·명소 등 다양한 홍보 영상을 미디어파사드로 표현할 계획으로, 사업비는 8억 원이다.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 시는 우선 업체부터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미디어파사드로 표현할 수 있는 콘텐츠 발굴을 위한 용역을 거친 뒤 설치를 완료한다.
송도석산은 과거 채석장으로 사용됐지만 1994년 문을 닫은 뒤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20년간 인천의 애물단지로 남았다.
이후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하며 아시아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시는 이에 맞춰 송도석산에 한류관광 테마파크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낙석 위험 등으로 최하위 안전등급인 E등급을 받으며 시의 계획은 좌초됐다. 현재 송도석산은 출입이 금지돼 들어갈 수 없다.
10여 년 만에 시가 다시 송도석산에 손을 댔지만 일각에선 시설 유지·보수나 빛공해 문제로 사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개발사업 중단 후 계속 방치만 되고 있는 송도석산을 살려보자는 취지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최대한 석산을 건들이지 않는 선에서 뭐라도 해보자는 의지”라며 “연수구에서도 활성화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우려하는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