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희생자를 낸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아들이자 회사 총괄본부장인 박중언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25일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박 씨를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박 씨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씨는 변호인으로 선임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수사본부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를 상대로 아리셀이 제조하는 리튬 전지의 제조와 보관, 화재를 비롯한 사고 예방 조치 등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사업장의 안전 관리 책임 등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씨와 안전관리 책임자 1명, 생산과정 책임자 2명 등 아리셀 관계자 4명, 인력공급업체인 메이셀과 한신다이아의 관계자 각 1명 등 총 6명을 형사 입건했다.
박 씨는 경찰이 입건한 피의자 중 최고 책임자 위치에 있다. 박 대표 외에 다른 피의자들도 이미 소환 조사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의 아버지인 박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입건된 상태이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박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수는 있지만, 현 단계에서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는 노동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26일과 지난 10일 박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 등지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아리셀 공장 관계다 등에 대한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를 거친 후 피의자 소환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31분쯤 화성시 서신면의 한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총 23명이 숨졌으며 이들 중 18명은 이주 노동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