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9일 “역대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어달리기를 해왔는데 이어달리기가 지금 멈췄다. 멈춘 정도가 아니라 역주행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부정되고 있고 선출된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개탄스러운 현실을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6.15남북공동선언(김대중), 10.4 남북공동선언(노무현), 4.27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문재인) 등 남북정부 공동선언을 열거하며 역대정부와 현 정부의 차이점을 부각했다.
이어 “한 2주 전 DMZ 평화콘서트를 임진각에서 열었다. 6년 전 4월 평양에서 남북예술인들이 모여 함께 공연하면서 제목을 ‘봄이 온다’로 했고, 가을에 서울을 방문해서 ‘가을이 왔다’는 제목으로 공연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1만 5000명의 국민이 모인 곳에서 ‘가을이 왔다 공연의 사전공연’이라고 선포했다”며 “경기도가 중심이 돼 (남북 평화콘서트를)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9.19 평화선언 6주년을 맞아 단단하게 해본다”고 약속했다.
또 김 지사는 이날 9.19 평양공동선언이 이뤄졌던 지난 2018년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9.19 이후) 대통령께 조선산업 발전 방향과 일자리 대책보고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게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남북경제협력회담이 진행될 텐데 부총리(현 김동연 지사)가 수석대표 역할을 해야 될 가능성이 많으니까 준비해주기 바란다’는 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말에) 가슴이 설렜고 나름 경제를 총괄하며 준비를 했었으나 기회가 오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와 군사충돌 방지를 넘어서 남북경제협력 회담까지 준비하라고 했던 그 꿈을 다시 한 번 꿔본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은 “(남북 대화는) 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들이나 현 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는 세력과 시민들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9.19 평양공동선언의 정신을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진정한 계승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9.19 평양공동선언은 지난 2018년 9월 19일 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것이다.
한반도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남북 교류협력을 증대해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로, 당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편 19일 행사에는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정치계 인사와 김희중 대주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문화·종교계 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 경기신문 = 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