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시 안녕동의 짓다만 찜질방에 들어선 독특한 미술관 소다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10년 동안 화성시 최초의 사립 미술관으로써 지역 사회에서 예술의 경계를 넓히고 시민의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혀왔다. 우리 사회의 흐름을 짚는 담론들을 예술로 풀어내며 많은 시민의 호응을 얻었다.
이번 10주년 전시는 ‘안녕! 소다: Everyday for 10 years’와 ‘영감의 자리 : The glory of being alone’ 두 개의 전시로 진행돼 공간 특성적인 경험과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안녕! 소다: Everyday for 10 years’는 미술관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전시다. 2014년 개관했을 당시 시작을 함께한 설치 작가 노순천, 이은선, 최성임이 함께해 미술관을 산책하는 경험과 대규모 설치작품이 주는 사색의 경험을 제공한다.

최성임은 찜질방이었던 미술관 내부의 구조를 이용해 원래의 쓰임을 연상할 수 있는 전시를 진행한다. 물빛을 연상시키는 색색의 유리 작품 ‘일식’, ‘줄기-겨울 꽃’, ‘해가 지는 방’, ‘발끝’ 등을 통해 물빛에 비치는 일렁이는 목욕탕을 표현한다.
또 바스 갤러리 안에 금박을 얇게 붙여 탕과 기둥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몸과 마음을 씻는 목욕탕의 특성처럼 빛으로 사람들을 정화시키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다. ‘황금 방’, ‘은빛 방’, ‘해가 지는 방’ 등은 목욕탕의 원래의 기능과 함께 예술로 승화된 따뜻함과 차가움, 삶과 죽음 등을 나타낸다.

이은선은 야외 루프리스 갤러리의 창문과 천장에 색색의 얇은 천을 덮어 바람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Shape of breeze’는 바람이 불면 부풀거나 움직여 살아 숨 쉬는 미술관을 만들었다. 최성임 작가가 녹음한 남해 바다의 파도소리를 야외로 확장시켜 사색의 공간을 완성한다. 빛과 그림자, 온도와 바람 등 비가시적 요소가 장소를 감각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상기시킨다.

노순천은 미술관 야외공간에 설치 작품 ‘서 있는 사람’을 전시해 예술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한다. 작품의 빈 공간에서 보이는 풀밭과 하늘은 하나의 작품이 돼 자연을 사유하게 한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드는 자연을 포착하며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열리는 또 다른 전시 ‘영감의 자리’는 김영광, 신우철, 이예찬, 최동욱 4팀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사색하고 고독을 즐기는 ‘의자’를 만들어 개인의 시간을 선사한다. 치아, 자궁, 조약돌, 리본 등 다양한 오브제로 만든 의자는 오픈갤러리에서 가만히 앉아 자연을 즐기고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11일 화성시 소다미술관에서 10주년 기념전을 소개한 장동선 소다미술관 관장은 “저희는 지역 시민들, 청년들, 아이들, 워킹맘 등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한 다음 전시 주제를 정한다”며 “동시대의 생각, 지역의 필요성, 요즘 사람들이 트렌드를 따르는 이유 등을 살펴 전시로 표현한다”고 운영 철학을 밝혔다.

소다미술관 10주년 기념전은 두 전시 모두 11월 9일까지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