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가 설립 2년 만에 회원 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경찰의 '노동조합'으로써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곧 임기가 시작되는 권영현 신임 위원장이 젊은 경찰관들을 포섭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10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공식 출범한 직협은 경찰의 근무환경이나 고충 등 문제점을 기관장과 협의하는 기구로 노동조합의 역할을 맡고 있다.
설립 당시 회원 수는 약 5만 3000명이었으나, 2년이 돼가는 현재는 절반이 안되는 약 2만 3000명이다. 전국 경찰 수가 약 13만 1158명인 점에 비하면 가입률은 20%가 안되는 수치다.
이는 경찰 내부에서 직협이 노동조합으로써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회원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직협은 회원수 감소에 대해 회비 미납 등에 따라 조직 단위로 제명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직협이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청년 경찰관을 포섭해야 하며, 이를 위해 청년 경찰관의 근무환경 개선 등에 대한 활동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20~30대 청년 경찰관들은 직협에 대한 관심이 낮아 가입하지 않고 있으며, 직협 내 청년 경찰관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에서 근무하는 20대 경찰관 A 경정은 "현재까지 직협의 활동이 경찰 조직 문화 개선과 업무 난 해소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직협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가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직협 내부 관계자도 "40~50대의 경찰관들이 직협 설립에 동참하면서 젊은 경찰관들의 고충보다 경찰국 신설 반대 등 정치적인 활동이 주를 이뤘다"며 "가장 많이 현장에 투입되는 청년 경찰관들의 목소리가 직협 활동에 반영되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 과도한 업무 난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이 올해에만 14명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2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권영현 신임 위원장은 청년 경찰관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찰 지휘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직협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권 신임 위원장은 "직협이 젊은 경찰관에게 무관심했고 결국 직협 회원 중 20~30대 청년층은 20%에 불과하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청년 경찰관들의 고충과, 일부 경찰관들의 극단적 선택 원인이 무엇인지 면밀히 파헤친 후 조지호 경찰청장에 개선점을 요구할 방침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약 2만 명에 달하는 직협 회원수를 7~8만 명까지 올릴 계획"이라며 "경찰 조직을 개선하고 경찰관 한 명 한 명의 사기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