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에서 개최된 제80회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ASRM)에서 ‘차광렬 줄기세포상’ 11회 수상자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SD)의 야로슬라브 슬라메카 박사가 선정됐다. 이 상은 난임과 줄기세포 연구, 재생의학 등에서 공로를 세운 차병원·바이오그룹 차광렬 글로벌연구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된 상으로, 아시아인 이름을 딴 상으로는 ASRM에서 유일하다.
야로슬라브 슬라메카 박사는 다능성 줄기세포의 연구를 통해 인간 배반포의 발달과 착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모델링하는 연구를 수행해 이번 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슬라메카 박사는 전사체 분석과 세포의 분화 과정을 연구하며, 특히 인간 다능성 줄기세포가 영양외배엽으로 분화하는 과정에 대한 생명정보학적 기여로 주목받고 있다.
슬라메카 박사는 미국 사우스 앨라배마 대학교 미첼 암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친 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Advancing Translational Sciences 센터에서 연구를 거쳐 현재 UCSD 병리학부 연구 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차광렬 줄기세포상 수상이 매우 영광스럽고, 인간 생식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분에게 상을 받아 더욱 의미가 깊다"며, "이번 연구가 난임 치료와 생식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광렬 차병원 바이오그룹 글로벌연구소장은 1985년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시험관 아기 임신 및 출산을 성공시켰으며, 1988년에는 세계 최초로 미성숙 난자를 통한 임신 및 출산에 성공했다. 1998년에는 난자의 급속 냉동 방식인 유리화 난자동결보존법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1999년 세계 최초로 난자은행을 설립해 난자 보관 시대를 열었으며, 2014년에는 성인 피부에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성과를 이루며 재생의학 및 난임 치료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차광렬 줄기세포상’은 2013년 첫 수상자를 배출한 이후, 현재까지 총 12명의 수상자를 선정하며 생식의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어낸 연구자들에게 영예를 안겼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