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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기아트센터 서춘기 사장, "예술은 살아서 변화하는 것.. 끊임없이 시대의 트렌드 읽는 것"

임기 2년차 맞은 서춘기 경기아트센터 사장
예술단 평가제도 개선, 미래 20년을 위한 교육 실시, 국악원 개선
올해 장애인오케스트라 출범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예술 향유의 기회 제공
“조직원들이 변하려는 마음이 들게끔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어”

 

서춘기 경기아트센터 사장이 취임 2년 차를 맞아 막바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경기아트센터 출범 2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과 행사 등 더욱 바쁜 날을 보냈다. ‘더 나은 기회의 경기를 만든다’라는 경기도 정책 기조에 맞춰 사업과 공연을 진행했고, 하반기엔 장애인오케스트라 출범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공연문화를 선도하는 경기아트센터 서춘기 사장을 만났다.

 

Q. 지난 9월 28일 코리안퍼시픽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공연 ‘가을마중’을 진행했다. 소감을 부탁드린다.

 

A. 공연 제목인 ‘가을마중’처럼 가을에 어울리는 클래식과 일반 대중이 좋아하는 트로트, 뮤지컬 넘버로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구성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안토닌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는 주제가 반복되고 호흡하기 좋은 음악이다. 인디언 음악이 같이 섞여 있어 애잔한 면도 있다. 이 곡과 어울리는 영화 장면을 생각해 봤을 때, 8년 전 개봉한 ‘밀정’이 떠올랐다. 주인공인 이정재가 영화 후반부에 죽어가며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미국 서부의 모습과 맞물렸다.

 

또 하나 좋은 점이 있었다면 공연장을 찾지 못한 분들을 위해 경기아트센터가 건물 밖에 설치한 영상 화면이다. 이 영상으로 함께 즐기는 공연을 할 수 있었다. ‘가을마중’은 기획과 연출이 상당히 좋은 공연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Q. 올해 경기아트센터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바쁜 행보를 보였다. 20주년의 의의와 앞으로의 계획에 말씀 부탁드린다.

 

A. 20년이 갖는 의미라는 게 사람도 마찬가지고 조직도 마찬가지지로 성년이 되는 해다. 패러다임도 한 단계 도약해 스스로 성장하고 자기 결정권도 생기는 시기다. 거기에 책임감도 따르며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는 시기다.

 

정체성 확립을 위해 이제는 이전보다 변화하고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 그래서 공연장에서도 앞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작품을 올릴 계획이다. 남이 했던 공연을 우리가 따라가는 것이 아닌 이 시대를 관통할 수 있는 작품을 올리려고 한다.

 

예술이라는 것이 항상 살아서 변화하는 것이고 끊임없이 시대적인 트렌드를 읽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아트센터도 인간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 인간 사유의 창조성과 창의성이 내재돼 있는 작품을 적극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경기도민의 삶이 우리 작품에 투영됐으면 좋겠다. 현재 조직도 여기에 맞춰 변화돼야 하고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원들의 생각이 기본적인 예술 세계를 다뤄왔던 것에서 좀 더 고도화돼 예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경기아트센터는 경기아트센터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경기아트센터에서 올려지는 ‘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양분돼 있다.

 

현재 ‘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 후원회나 회원제, 인문학 강의를 통해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토대 위에서 작품이 무대에 올라갔을 때 그것을 참고 봐주고 이해하고 성장하는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Q. 장애인 오케스트라가 출범했다. 경기아트센터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 소개해달라.

 

A.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지향점은 숨은 장애예술인들을 발굴해서 그들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좀 더 많은 예술 교육을 통해서 그들이 수용자 입장에서 예술의 주체인 공급자가 되도록 도와준다.

 

정확히는 83명이 지원했는데, 심사를 거쳐 40~6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공연 수당도 지급해 물질적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연습을 진행해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공연을 할 계획이다. 

 

Q. 올해 ‘기회소득 예술인 상설무대’를 열어 예술인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고 도민들의 문화 향유의 기회를 높였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A. ‘기회소득 예술인 상설무대’는 전문 예술가지만 무대에 설자리가 없는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공연을 올려주는 사업이다. 10월 말까지 총 20회를 공연했다. 110팀, 총 300여 명의 예술가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했다고 판단된다.

 

앞으로는 ‘광교호수공원’같이 사람이 좀 더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바꾸고 공연 기간을 앞당기는 등 방법에 변화를 줘서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전시 역시 작품들을 걸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진행할 계획이다.

 

 

Q. 올해를 뒤돌아보며 연초 계획했던 사업들에 대한 평가와 성과를 소개해달라.

 

A. ‘더 나은 기회의 경기를 만든다’라는 경기도의 정책 방향에 맞춰 '청년'과 '기회'라는 타이틀로 사업 추진을 했고 올해는 출범 20주년에 초점을 맞춰 공연을 올렸다.

 

참여적 동행 예술, 낭만주의적 공연 예술, 정규 공연 세 카테고리에 맞춰 공연을 진행했고 연말 공연까지 진행되면 95% 목표 달성을 했다.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나눈다면 7:3 정도 된다. 130만 인구의 수원이지만 서울과도 가까워 일부는 유출되고 매일 공연을 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수원 외 지역 사람들에게는 공연이 수원에 집중돼 있어 보기 힘들다는 어려움도 있다. 

 

아무래도 뮤지컬 공연같이 접근이 쉬운 공연들은 관객들이 많이 찾는데 클래식 같은 공연은 서울에 비해 접근성이 부족하다. 경기아트센터의 팬층도 두터워야 하고 공부도 해보고 아트센터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31일에 공연하는 ‘THE CLIBURN : 반 클라이번 위너스 콘서트’도 마음먹고 내놓는 공연인데 수원에서 1000명 정도는 유입돼야 한다. 그렇지 못해 아직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Q. 올해 임명된 신임 예술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앞으로의 기대와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A. 현재 예술감독의 임기가 1년 밖에 되지 않아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금 바라는 게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도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팬 사인회를 한다든가 사전에 리허설할 때 공연을 보여주든가 설명회를 하는 등 관객들하고 콘택트 포인트를 다양화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단의 정체성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 레퍼토리는 꼭 있어야 하고 갑자기 앵콜곡 요청이 들어와도 하나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아트센터가 20년이 넘었으니까 다채로운 공연 속에서 미래 세대와 통할 수 있는 공연이 있었으면 좋겠다.

 

 

Q. 임기 막바지다.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 중 성과와 아쉬운 점을 말해달라.

 

A. 기관장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생각할 것 같다. 임기 내에 무엇을 해야 하나 판단하면 제도적 변화, 콘텐츠 변화, 공간의 변화 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1300만 인구의 경기도에 있지만 공연을 열면 거의 매진되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제도적 변화에 우선순위를 뒀다. 변화를 위해 20년 동안 쌓여있던 제도를 개선했다. 예술단 평가 제도나 본부 직원들의 문제 평가 제도를 등 불합리한 제도들을 바꿨다.

 

또 미래 20년을 위한 교육 등을 시행했다. 직원 1명 당 65시간 정도 교육을 받았다. 이런 교육이 쌓여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속인적인 문화를 탈피해 직무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수시 평가로 바꿨다. 재무제표나 계약 제도도 바꿨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공간의 변화에선 국악원의 내부 환경을 개선했다. 벽체도 교체해 음향조건을 개선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우리 조직이 일하는 조직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조직원들이 변화하려는 마음이 들게끔 실천하고 업무에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경기아트센터도 재구조화해 관객에게 좀 더 친밀한 공연을 올리고 콘텐츠도 대중성과 예술성을 더하고 싶다.

 

Q. 평소 삶의 철학이 있다면

 

A. 공연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는 기본적이 전제 조건이 필요한데 그것을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인간적인 관계에서나 조직적인 관계에서도 희망이 있어야 사람이 산다. 어떠한 역경도 희망이 있다면 다 이겨낼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

 

이번 한강 작가가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도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준다. 경기아트센터 직원이나 관람객들도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Q.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경기신문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경기아트센터를 더욱 더 사랑해주시라.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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