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 한국시리즈(KS)에서 기아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를 꺽고 7년 만에 정상에 올라 명가재건의 새 장을 열었다.
28일 저녁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기아는 삼성을 7-5로 꺽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1회부터 적극적인 타격으로 3점을 앞서나간 삼성은 3회 2점을 추가해 5-1까지 점수를 벌리며 먼저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기아는 서두르지 않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빅이닝을 노린 결과 5회 최형우의 홈럼에 이어 삼성 투수들의 난조와 폭투로 3점을 따내 동점을 이뤘다.
홈에서 기세가 오른 기아는 6회와 8회에도 득점에 성공하며 기어코 한국시리즈 우승 기록 12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2024 KBO 가을야구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그 어느해보다 뜨거운 시즌을 보냈다.
포스트시즌 16경기 전체 매진으로 성황을 이뤘고 35만3천550명이 경기장을 찾아 가을 야구를 즐겼다. 특히 야구 경기의 뛰어난 가성비에 매료된 MZ세대들의 관심과 20~30대 여성 팬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관중수 증가를 견인했다.
여기에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의 흥행과 프로야구 선수들의 활발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야구에 대한 호감층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야구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번 가을야구에는 눈여겨볼 만한 흥밋거리가 많았다.
가을야구로 가기 위한 길목에서 만난 ktwiz와 SSG랜더스는 KBO리그 사상 최초 '5위 결정전'을 펼쳐 치열한 승부 끝에 kt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기세를 몰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kt는 또 한번의 역사를 썼다.
2경기를 이겨야하는 5위팀 kt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연거푸 2승을 거두며 1게임만 이겨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4위팀 두산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의 원투펀치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을 앞세워 두산의 타선을 0점으로 꽁꽁 묶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이로써 kt는 마법의 주인공이자 이번 가을야구의 다크호스로 떠올라 돌풍의 중심이 됐다.
5전 3승제 준플레이오프(준PO)는 kt와 LG의 대결이 성사됐다. 양 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LG가 29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었던 터라 이번 준PO는 양 팀의 리턴 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kt 입장에서는 지난 한국시리즈 복수전이란 의미가 더 컸다.
준PO에서 만난 두 팀의 대결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으로 이어졌다. 1차전(3-2) kt 승, 2-3차전(2-7, 5-6) LG 승, 4차전(6-5) kt 승, 5차전(1-4)LG 승 플레이오프 티켓의 주인공은 LG로 정해졌고 kt의 마법은 여기까지였다.
양 팀의 물고물리는 접전은 팬들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와 아쉽게 고배를 마신 kt는 흥행 면에서 역시 연일 매진 행진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경기는 삼성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다소 싱겁게 이기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전년도 통합우승의 기운을 이어 야구명가를 꿈꿨던 LG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