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 시대를 ‘경제 DNA 상실의 시대’로 규정하며 “한국인의 경제 DNA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 ‘사람중심경제(휴머노믹스)’”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 2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비엔나센터에서 진행된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강연의 시작으로 야구와 다른 구기 종목의 차이점을 언급, “다른 구기 종목은 공이 점수를 내지만 야구는 사람이 점수를 낸다. 축구는 골대에 볼이 들어가야 하지만 야구는 사람이 홈플레이트를 밟아야 점수가 난다”며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불안·불신·불만의 3불(不)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은 경제 DNA 상실의 시대”라며 “한국인의 경제 DNA를 다시 살실 수 있는 길이 ‘휴머노믹스’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대한민국은 휴머노믹스로 가야 한다”며 “우선 성장을 해야 했던 개발연대의 절대빈곤기에는 통하지 않던 얘기지만 어느 정도 삶의 양적 조건이 충족된 지금은 빨리 과거의 성공경험을 버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지사는 또 도에서 추진 중인 정책에 깔린 휴머노믹스를 ▲기회 ▲균형 ▲신뢰 등 3개 키워드로 소개했다.

먼저 기회에 대해서는 “개념의 핵심은 중산층을 키우는 것이다. 기회를 만들어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발전·성장을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뉴ABC’와 ‘구ABC’의 조화를 강조했다.

뉴ABC는 우주항공, 바이오, 기후테크 등을 뜻하며 구ABC는 인공지능, 배터리, 반도체 등을 말한다.

균형과 관련해서는 “경제·교육 등 격차 문제의 해결 없이는 질 높은 성장을 못 한다”고 설명, 신뢰에 대해서는 “통학과 지속가능을 위해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저도) 정치인으로서 누워서 침뱉기지만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시라. 둘로 쪼개져서 갈등하고 내 편 아니면 적 아닌가”라며 “이것이 사회구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정치판, 정치인을 가지고는 통합과 공동체로 가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다”며 정치개혁을 위해 권력구조 개편, 선거제도 개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열린 제28회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71개국 대표자들과 150개 지회 회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조강연을 마친 김 지사는 오는 29일 전시회 경기도관을 찾아 도내 기업 80개사가 소개하는 제품 부스 51개를 둘러볼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