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과학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도 이같은 사회 변화에 발맞춰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의 '경기 미래형 과학실'은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미래형 과학교육이 가능한 공간으로, 지능정보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경기신문은 도교육청의 경기 미래형 과학실 사업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범박중학교는 부천시에 위치한 개교 3년차의 신설학교로 지난 2023년 지능형 과학실 모델학교로 선정됐다.
범박중 주변은 다양한 문화시설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만 학생들이 전문적 과학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했다. 이에 범박중은 학생들의 과학적 열망을 채워주고자 첨단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환경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탐구를 지원하고 있다.
범박중 학생들은 실험과 토론 기반 수업에 열정적이고 탐구적인 태도로 참여하며 자신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 학생 주도적인 탐구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함양
범박중의 경기 미래형 과학실은 학생 주도적 과학 탐구와 실험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VR, 공공 빅데이터, 아두이노 등 다양한 디지털 탐구 도구를 활용해 과학 개념을 직접 체험하며 과학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기른다.
데이터 기반 탐구 및 AI 로봇, 드론, VR을 활용한 창의적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실용적 활용 능력을 키우기도 한다.
범박중은 교내·외 교사 연구회와 공개 수업을 진행하며 경기 미래형 과학실 운영 우수 사례를 널리 확산하고 있다.
이 밖에 경기도형 탄소 중립 중점학교, AI 정보 교육 모델학교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배움·융합·공유 및 소통 공간으로 실험 활동 지원
범박중의 경기 미래형 과학실은 첨단 과학 기술과 학생 중심의 교육 환경을 결합해 운영되고 있다.
우선 '배움의 공간'으로 VR 기기를 통해 학생들이 과학 개념을 체험하고 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두이노와 센서를 이용해 물리적, 화학적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하며 과학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또 '융합의 공간'으로 아두이노를 활용해 자율 주행 AI 로봇을 제작하거나 디지털 악기 연주와 같은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을 높인다.
AI랩과 연계해 노트북,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과학적 탐구와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수업과 연계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공유 및 소통의 공간'이다. 공유 모니터와 글라스 보드를 이용해 모둠 토의와 연구 결과 발표, 토론을 진행하며 학생들 간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상호작용을 돕는다. 이를 통해 협력적이고 능동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밖에 전자 칠판, VR 기기, 공유 모니터, 아두이노, 센서, 노트북 PC, 실험 테이블 등 다양한 첨단 기자재를 구비해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탐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AI 활용 어플 개발, 해양 플라스틱 문제 해결 수업
범박중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개발하고 설계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생들은 AWS 기반의 파티락(Party Rock), 생성형 AI를 이용해 간단한 어플리케이션을 설계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기초적인 AI 개념 이해, 데이터 입력, 그리고 AI 모델을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의 구현 과정까지 포함돼 학생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체험하며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역할을 한다.
어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도윤 학생(15)은 "생성형 AI를 이용해 직접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본 것은 정말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며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결국 직접 만든 프로그램이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보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 프로젝트 수업 역시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를 연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플라스틱의 과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탐구할 수 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 프로젝트는 과학 교사와 환경 교사가 '팀 티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VR 기기를 활용해 해양 환경을 직접 체험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고 다양한 해결책을 토의하고 발표하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서연 학생(15)은 "플라스틱 문제를 단순히 배우는 것보다 플라스틱의 과학적 특징을 이해하고 저감 방안을 탐구하는 과정이 훨씬 유익했다"며 "특히 VR로 해양 환경을 체험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친구들과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범박중 안재정 교사는 "학생들이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사용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면서 AI가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과학이 단순한 이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알게됐다"며 "학생들의 창의력과 협업 능력이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매우 보람찼다"고 전했다.
◇ "과학교육의 핵심은 탐구를 통해 사고하는 과정"
안재정 교사는 범박중 환경 교사로서 경기 미래형 과학실 모델학교의 운영을 맡고 있다.
그는 환경 문제에 대한 과학 탐구 교육을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와 융합 수업을 기획하며, 학생들이 세상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질문을 통해 탐구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안 교사는 "과학은 단순히 결과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질문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가설을 세우며 이를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과학교육을 질문이자 탐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과학교육의 핵심은 탐구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며 "'질문'이라는 문을 열 수 있도록 '호기심'이라는 열쇠를 각자의 마음속에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으로는 학교 인근 숲에서 진행된 야간 곤충 탐방을 꼽았다. 국내 곤충 전문가 한영식 선생님의 안내로 학생들이 다양한 곤충들을 관찰하며 생태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 교사는 "학생들은 야간 탐방을 통해 실제 자연에서 곤충을 관찰하는 경험을 하며 생태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한 학생은 처음에는 곤충을 무서워했지만 탐방이 진행될수록 바닥에 누워가며 곤충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높여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와의 소통을 통해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이는 학생들이 직접적인 탐구와 체험을 통해 과학적 호기심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안 교사는 "경기 미래형 과학실이 단순히 과학 실험을 수행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과학과 기술, 환경을 융합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인근 학교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지능형 과학실을 활용한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공개 수업과 교사 연수를 통해 모범 사례를 널리 확산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