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빛공해 관련 민원이 연 1000건을 웃도는 가운데 빛공해의 ‘주범’인 미디어파사드(media facade) 설치를 도가 추진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내년 3월까지 광교개발이익금 100억 원을 들여 경기융합타운 내 경기주택도시공사(GH) 복합시설관 외벽에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디어파사드는 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 등을 설치, 실외 공간을 대형 스크린처럼 활용해 미디어 콘텐츠를 전달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도는 이같은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도정 홍보 방식을 구축하고 향후 오픈 공간으로 개방해 지역 주민, 단체 등이 공연도 개최할 수 있는 복합시설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디어파사드 설치를 추진하는 지자체들이 빛공해 등으로 인해 사업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도의 사업도 관련 우려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1일 울산시는 태화강 용금소 스카이워크에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하는 계획을 담은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빛공해, 교통사고 유발 등을 이유로 재검토 주문을 받았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 7일 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송도 석산 미디어파사드 설치사업비 8억 원을 불용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도 사업 역시 빛공해, 주민 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도의회의 지적을 받았다.
유영일(국힘·안양5) 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미디어파사드는 복합시설관 근무자와 인근 아파트 거주민들에게 빛공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광교지역 주민들의 동의절차가 중요하다”고 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사업비 재원이 광교개발이익금인 만큼 지역민들의 의견이 중요한데 도내 빛공해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GH 본사의 구리시 이전이 내년 중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GH 복합시설관이 매각될 경우 생기는 문제도 우려된다.
도는 복합시설관 소유자인 GH에 수수료 등을 지불하고 미디어파사드를 도 소유로 하는 방식을 추진 중인데 건물 매각 등이 시설 운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GH 관계자는 구리 이전에 대해 “아직 행정 절차 단계로 어떤 부서가 배치될지 정해진 것이 없다”며 “광교 사옥은 임대, 매각, 임대 후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도는 사업 관련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점 등을 근거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도의회, 관련 지자체 등과 최대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계삼 도 도시주택실장은 “지난해 11월 수원시에서 실시한 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에 대한 설문조사(493명) 결과 88%가량이 동의했다”며 “(설치를 추진하는 외벽이) 위요된 공간이라 주민 피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3년 경기도 빛공해 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도에서 발생한 빛공해 관련 민원은 1579건으로, 이 중 광고조명으로 인한 민원이 890(56.4%)건을 차지했다.
[ 경기신문 = 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