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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의 민낯... 아시아 맹주에서 종이호랑이 전락

2026WBC · 2028LA 올림픽에서 명예회복
국제 경쟁력 있는 선수 키워내야

 

2024년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KBO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5천495만원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비주전 선수들을 제외한 주전급 선수들의 연봉은 이보다 훨씬 높다.

2024 KBO 평균연봉에 따르면 올 시즌 구단별 상위 28명(1군 엔트리)의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7.6% 오른 2억5천382만원으로 나타났다. 10억 원 이상의 고액 연봉 선수는 총 16명, 20억 이상의 초고액 연봉자도 4명에 이른다.

 

올해 대한민국 프로야구는 누적 관중은 약1천 89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리그의 규모가 커진 만큼 선수들의 연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프로 세계에서 선수들의 가치가 몸값으로 매겨지는 만큼 이를 문제 삼을 순 없다.

 

하지만 리그 규모와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이 비례하지 않다는 것은 문제다.

 

 

WBSC프리미어12 2024에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과 미국을 꺽고 4강에 오른 한국야구의 저력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 2009년 일본의 심장 도쿄돔에 태극기를 꽂았던 한국야구의 신화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최근 한국 야구는 2023 WBC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프리미어12 2024에서도 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한수 아래로 여겨졌던 대만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야구의 위기는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국이 중요한 경기에서 번번이 대만의 벽에 막히면서 야구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 사이에서 한국 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 ‘종이호랑이’가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야구 선수들이 대만 야구 선수들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경기력이나 기량면에서 대만에 압도당하자 이제 한국 야구가 일본, 대만에 이어 아시아 3위 밀렸다는 자조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실 한국 야구에 대한 이같은 우려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 야구를 대표할 만한 프랜차이즈 스타의 부재가 뼈아프게 다가온다. 국제무대를 호령하던 박찬호, 김병현, 류현진, 오승환 등 이름값 하는 투수들을 대체할 자원이 거의 없다.

 

국제경기에 나오는 다른나라 투수들의 구속이 150Km를 훌쩍 넘기는 반면 한국 선수들은 빨라야 140Km 후반이나 150km초반을 던지고 제구력에 의존한 나머지 당일 컨디션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투구가 많아 꾸준함과 일관성이 없는 공을 던지기 일쑤다.

 

국내 타자들은 해외 투수들의 낯선 빠른 공을 공략하기 어렵고 빠른 공에 익숙한 상대 타자는 상대적으로 느린 한국 투수들을 쉽게 공략하는 웃픈 상황이 연출된다. 한국야구의 딜레마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그나마 타자 김도영의 발견은 큰 위안이다. 올해로 프로 3년 차를 맞은 김도영은 프리미어12 조별 예선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12(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 1도루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밖에도 유격수 박성한도 타율0.357(11타수 5안타)의 호타준족의 경기력과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관중 1천만 시대를 연 한국프로야구는 르네상스를 맞았지만 사실 상 위기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전세계 야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상에서 그들만의 리그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 한국야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평균 연령은 24.6세. 이 젊은 선수들이 그때도 뛰는 만큼 KBO는 리그의 수준을 높이고 선수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한국야구의 위상을 다시 세워가야 한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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