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반려동물의 출생부터 사후까지 책임지기 위해 수립한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 속 빈 강정이다.
종합대책을 수립한 인천시 담당 부서가 사업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반려동물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중점 과제로 놀이터·테마파크·복지문화센터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려동물 놀이터는 2026년까지 모두 1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미 연수구·미추홀구·부평구 등에 7곳이 조성돼 있다.
그런데 정작 종합대책을 수립한 인천시 동물보호팀은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사업과 관련해 맡고 있는 업무가 없다.
부지 선정부터 놀이터 조성 후 관리·감독까지 공원조성과가 모두 담당한다. 인천시 내부에서 사업을 계획한 부서와 추진하는 부서가 전혀 다른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반려동물 놀이터로 선정된 부지 대다수가 공원이기 때문에 권한이 있는 공원조성과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천시와 달리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는 동물 관련 부서에서 놀이터 조성업무를 온전히 담당하고 있다.
인천시가 다른 지자체와 차이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경제산업본부 농축산과 동물보호팀에서 반려동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팀장 1명을 제외하면 동물보호사업 계획 수립·추진, 반려동물 보험 지원, 길고양이 중성화 등의 반려동물 업무를 직원 3명이 담당한다.
반면 서울시는 정원도시국 동물보호과에 정책팀·복지시설팀·보건팀·관리팀을 두고 있다.
인천시보다 등록 반려동물 수가 적은 대전시·세종시 등도 과 단위로 조직을 운영한다.
지난해 기준 인천시 등록 반려동물 수는 21만 9030마리다. 이와 달리 대전시는 10만 3156마리, 세종시는 1만 6969마리로 인천시와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대전시는 동물보호사업소까지 따로 만들 만큼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테마파크·복지문화센터 조성사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테마파크에는 장묘시설·수영장·동물병원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는데, 용역 결과 법적으로 시설물들 설치가 불가능한 공원이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
이로 인해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대안 없이 무기한 보류돼 내년 예산도 없다.
복지문화센터는 올해 안으로 설계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미 행정절차 지연으로 개소가 1년 뒤로 미뤄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동물보호팀이 업무를 맡고 있지 않지만 놀이터 조성은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테마파크 계획은 아직 없지만 복지문화센터가 문을 열면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