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양판점이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자랜드, 롯데하이마트 등 국내 가전양판점은 오프라인 매장 내 뷰티숍을 입점시키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해 온라인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지난달 대구시 달서구 전자랜드 파워센터 죽전점을 리뉴얼하면서 이곳에 CJ올리브영을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으로 입점시켰다. 전자랜드 죽전점을 방문하면 CJ올리브영의 뷰티 상품과 인기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자랜드는 전북 군산시의 파워센터 수송점을 리뉴얼해 뷰티 특화존을 만들기도 했다. 뷰티 특화존에서는 괄사 마사지기, 가정용 제모기, 구강 세정기 등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뷰티·건강 가전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롯데하이마트도 차별화 매장을 출점시켜 변화에 나선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9월 서울 중구 을지로6가에 있는 던던 동대문점에 체험형 복합매장 ‘더나노스퀘어(THE NANO SQUARE)’를 열었다. 롯데하이마트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하이마트’ 이름을 뺀 매장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매장과 완전하게 차별화하겠다는 취지다.
더나노스퀘어는 전체 매장의 3분의 1에 달하는 공간을 쇼룸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전체 판매 상품 중 30% 이상을 더나노스퀘어에서만 판매하는 신규 상품으로 기획해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MZ세대를 겨냥해 뷰티 체험을 강화했다.
블랙 앤 화이트 톤의 파우더 룸으로 꾸민 뷰티 테마 쇼룸에서는 샤크(Shark) 드라이어, 쥬베라(Juvera) 히팅 뷰러 등 글로벌 브랜드의 뷰티 가전제품을 비치해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다양한 화장 필터를 증강현실(AR)로 체험할 수도 있다.
이처럼 국내 가전양판점이 변신을 꾀하는 것은 젊은 소비층인 MZ세대의 발길을 잡기 위함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가전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짙은 만큼 이들의 가전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을 고려해 방문하고 싶은 매장으로 탈바꿈해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의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8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4% 줄어든 28억 원, 당기순이익은 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감소했다.
전자랜드도 상황이 좋지 않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작년 599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수준이다. 또 22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022년(109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전자랜드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온라인 최저가로 구매를 원하는 고객 가입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연내 전국 매장 중 40% 이상을 유료 회원제 매장으로 변환할 계획이고 향후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트렌디한 매장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