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PB(자체 브랜드) 상품의 가격이 동일 제조사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에 따라 최대 10%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국내 주요 유통업체별 PB상품 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수, 소시지, 즉석밥, 우유, 화장지 등 5개 품목에서 유통업체별로 단위가격이 상이했다. 이번 조사는 이마트(노브랜드·피코크), 롯데마트(오늘좋은), 홈플러스(시그니처·심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쿠팡(곰곰·코멧·탐사), SSG닷컴(노브랜드·피코크) 등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PB 생수(2L) 6개 묶음 기준으로, 대형마트 중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1980원과 2000원(100㎖당 17원)으로 단위가격이 같았고, 홈플러스는 2190원(100㎖당 18원)으로 단위가격이 소폭 높았다. 반면, 이커머스에서는 SSG닷컴이 1980원(100㎖당 17원)으로 대형마트와 유사했으나 쿠팡은 12개 묶음 6190원(100㎖당 26원)으로 SSG닷컴보다 단위가격이 9원(52.9%) 비쌌다.
PB 비엔나소시지(500g 1개 기준)는 롯데마트가 5990원(10g당 120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돼지고기 함량도 90.69%로 양호했다. 반면 이마트는 8980원(330g 2개 묶음, 10g당 136원)으로 단위가격이 13.3% 높았지만, 돼지고기 함량이 93.32%로 롯데마트 대비 2.63%포인트(p) 높았다.
PB 즉석밥은 제조원이 모두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었다. 소비자원은 제조사로부터 납품받는 물량의 차이와 유통업체별 가격 정책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 PB 즉석밥(12개)은 이마트가 1만 800원(210g, 100g당 429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롯데마트는 1만 1900원(210g, 100g당 472원)으로 이마트 대비 단위가격이 43원(10.0%) 비쌌다.
이커머스의 PB 즉석밥은 쿠팡이 9890원(200g 100g당 412원)으로 유통업체 중 가장 저렴했고, SSG닷컴은 1만 800원(210g, 100g당 429원)으로 이마트와 가격이 같았다.
PB 우유(1A 등급)는 이커머스 쿠팡이 900㎖ 기준 2122원(100㎖당 236원)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대형마트에서는 이마트가 2260원(100㎖당 251원)으로 경쟁력이 있었다.
소비자원은 단위가격 표시가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기준임에도 일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표시 오류와 미표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36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제외한 5개 사업자에서 단위가격 표시 미흡이 발견됐다.
온라인몰의 경우 단위가격 표시 의무가 없으나, 일부 사업자는 자율적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었다. 소비자원은 “단위가격 표시가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유통업체에 표시 오류 개선과 모바일앱 내 단위가격 표시를 권고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PB상품은 동일 제조사에서 생산되더라도 유통업체의 가격 정책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달라진다”며 “단위가격 표시를 통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