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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뉴스읽기] AI 리터러시

 

할머니들이 만학도로 글을 배워 졸업식을 하는 뉴스를 가끔 보게 된다. 여식이 글을 배워 뭐 하겠냐는 부친 말씀에, 전쟁으로 인한 난리 통에, 헐벗고 못살았던 시절 탓에 글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오신 할머니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가족 뒷바라지에 자식 다 키우고서야 학교를 다니시며 드디어 글을 깨쳤을 때, 세상이 달라 보이는 그 감격은 또 어떠했을까. 이제는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되고,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결정하실 수 있게 된 것이다.

 

2022년 11월 30일 등장한 챗GPT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산업이 차원이 다른 새로운 변화를 맞게 하였다. 오픈AI의 챗GPT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의 일종이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거나 대체하여 특정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것인데 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이란 입력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채 2년도 되지 않은 동안 챗GPT는 GPT-4, GPT-4터보에 이어 GPT-4o까지 세 차례나 성능을 올리며,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정보를 함께 처리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이 되었다. 딥러닝 기술과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생성형 AI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서를 작성해줄 뿐만 아니라 디자인, 광고, 예술 등 영역에서 창작 활동도 펼치게 되었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도와주는 이런 AI비서를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난 13일부터 3일간 열린 ‘2024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에서도 AI가 실생활과 행정에 적용된 사례에 관심이 쏟아졌다. 민간기업,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131개 기관이 부스를 열었는데, 행정안전부의 ‘AI행정비서’, 특허청의 ‘AI기반 특허심사·심판시스템’, 공주시의 ‘드론을 이용한 배송서비스’ 등이 주목을 받았고, 환경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를 활용한 홍수 안전망 구축’이 대상으로 뽑혔다. 이는 AI를 활용해 하천 수위 변동을 빠르게 예측하고, 운전자가 홍수 특보 발령 지점에 진입하면 내비게이션으로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AI는 이렇게 우리 삶에 스며들어, 우리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빛미디어 의장이었던 박태웅은 인공지능 분야의 급속한 변화에 맞서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박태웅의 AI 강의」(2023)를 출간했는데, 그 개정증보판을 1년 만에 다시 낸 것을 보면 AI 분야는 정말 급변하고 있다.

 

리터러시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글을 알지 못해 힘들고 서러웠던 것처럼, 이제 AI를 모르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말, ‘AI 리터러시’란 우선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알고, 그리고 인공지능을 잘 이용하며, 그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고,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 하겠다.

 

내년 신학기 AI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학습 능력에 따른 디지털 기반의 교과서로 맞춤형 교육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며,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더 떨어지고, 집중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다. 이제 교실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교육이 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입장도 있다.

박태웅은 그의 저서에서, 지금까지 도구는 “쓰는” 것이었는데, 인공지능은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일 할 때 가장 큰 효용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AI와 “함께” 하려면 먼저 AI가 무엇인지를 기술적, 과학적, 인문학적으로 알아가는 ‘AI리터러시’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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