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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에곤실레를 만나다…전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산업화·대도시 확장 프로젝트 진행되던 1900년 비엔나의 예술
빛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청춘의 자화상 에곤 실레 등 조명
회화 뿐 아니라 비엔나의 총체예술 보여주는 공예품 등 191점 전시
내년 3월 3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900년 비엔나는 산업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시대였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초대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는 국경을 열어 더 많은 사람이 유입될 수 있게 했고, 많은 기업들은 수도 비엔나에 회사를 세우려고 했다. 비엔나엔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었고 문화예술이 꽃을 피웠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900년 비엔나를 조명하는 전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이 열리고 있다. 1900년 비엔나에서 활동한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실레, 리하르트 게르스틀 등을 조명한 전시다. 특히 ‘비엔나 분리파’를 창립한 구스타프 클림트와 이를 계승하는 에곤 실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프란츠 요제프 1세가 추진하던 대도시 확장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화가였다. 그는 오페라하우스, 시청, 국회의사당, 박물관·미술관 등 새로 지어진 건물에 벽화를 그려 황제에게 인정받을 만큼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당시 비엔나 미술아카데미가 주도하는 진부한 역사주의에 불만을 느끼고 1897년 비엔나 분리파를 창립한다.

 

 

비엔나 분리파는 새로운 예술적 형식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했고 오스트리아 외부에서 답을 찾기 위해 국제적 교류를 어갔다. 콜로만 모저와 요제프 호프만은 창립 일원으로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에곤실레와 리하르트 게르스틀, 오스카 코코슈카 등 표현주의 화가들이 그 정신을 계승했다. 혁신의 시대, 클림트의 장식미술과 상징주의는 에곤실레의 표현주의로 이어지며 비엔나 예술계는 모더니즘으로 전환했다.

 

이번 전시에선 구스타프 클림트의 ‘수풀 속 여인’, 에곤 실레의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을 비롯해 회화, 드로잉, 포스터, 사진, 조각, 공예, 가구 등 191점이 공개된다.

 

특히 오스트리아 모더니즘 시기 작품 52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레오폴트 미술관과 협력해 미술관의 핵심인 ‘1900년 비엔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수 개 월의 기획회의를 거쳐 많은 변화가 일어난 당시 비엔나 예술의 총체를 보여주도록 공예품 60점을 추가했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5부로 구성됐으며 3부까지는 비엔나 예술계에 등장한 구스타프 클림트와 1897년 창립된 비엔나 분리파의 역사와 이념을 소개한다. 이후 4~5부에서는 에곤 실레로 대표되는 신예술가그룹의 표현주의적 경향과 특징들을 살펴본다. 비엔나 분리파의 자유롭고 개성적인 사고와 창작 과정과 예술적 메시지를 느낄 수 있도록 연결된다.

 

‘프롤로그, 비엔나에 분 자유의 바람‘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디오니소스 제단-국립극장의 계단 벽화를 위한 습작‘이 전시된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 속 디오니소스의 제단을 그린 것으로 연극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디오니소스의 연회를 표현했다. 지팡이를 들거나 옷을 걸치고 있는 디오니소스 숭배자 ’마이나드(Maenad)’들이 그려져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이 작품으로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로부터 황제상을 받았다.

 

 

‘1부 비엔나 분리파, 변화의 시작’에서는 비엔나 분리파 전시회 포스터, 잡지 ‘성스러운 봄’의 표지 디자인, 우표 디자인, 판화 등이 공개된다. 비엔나 분리파가 추구한 예술의 방향과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2부 새로운 시각, 달라진 오스트리아의 풍경’에서는 인상주의와 상징주의에 영향을 받은 클림트의 작품 ‘큰 포플러 나무Ⅱ(다가오는 폭풍)‘를 비롯해 에른스트 슈퇴어의 ’호숫가의 남녀‘, 에곤 실레의 ’언덕 아래의 마을‘, ’가을 숲‘ 등이 전시된다. 오스트리아 밖으로 나간 비엔나 분리파 예술가들과 비엔나에서 ’카페 문화‘를 통해 교류했던 활동들을 살펴볼 수 있다.

 

 

‘3부 일상의 예술로, 비엔나 디자인 공방의 설립’은 ‘비엔나 디자인 공방’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들은 일상적인 물건도 예술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유리공예와 목조, 도자기 등 공예품을 제작했다. 초기엔 장식적 성격을 띠었고 1900년경 영국의 예술공예운동의 영향으로 점차 기하학적인 간결한 형태를 띠었다.

 

‘4부 강렬한 감정, 표현주의의 개척자들’에서는 에곤 실레와 게르스틀과 오스카 코코슈카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에곤실레의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과 리하르트 케르스틀의 ‘반신 누드의 자화상’, ‘스마라그다 베르크’, 오스카 코코슈카의 ‘피에타’-연극 ‘살인자, 여성들의 희망’을 위한 포스터‘ 등이 전시된다.

 

 

‘5부 선의 파격, 젊은 천재 화가의 예술 세계’에서는 에곤 실레의 대표작들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산업화되는 도시에서 인간의 불안과 황폐함을 파격적인 선과 형식으로 나타낸 그의 작품은 독보적인 성격을 띠었다. 앙상한 뼈와 뒤틀린 선들의 많은 드로잉은 그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2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한스 페터 비플링어 레오폴트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히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문화의 중심이었던 1900년대 비엔나를 깊이 이해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과 역사적인 통찰을 보여드리는 것을 넘어 인간 존재와 감정, 희망, 예술가들의 고뇌 등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00년 비엔나, 그 시기의 ‘총체예술’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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