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5 (수)

  • 맑음동두천 -0.7℃
  • 맑음강릉 1.9℃
  • 맑음서울 -0.9℃
  • 맑음대전 1.2℃
  • 맑음대구 1.6℃
  • 맑음울산 2.1℃
  • 구름많음광주 1.3℃
  • 맑음부산 4.1℃
  • 흐림고창 -1.1℃
  • 흐림제주 4.4℃
  • 맑음강화 -1.8℃
  • 맑음보은 -0.4℃
  • 맑음금산 0.4℃
  • 구름많음강진군 1.8℃
  • 맑음경주시 2.8℃
  • 맑음거제 4.1℃
기상청 제공

[이아아의 MZ세대 찍어 먹기] 몰입/실감형 현대사 교육

 

교육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모해 왔다. 혁신은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중요한 요인이며, 새로운 시대마다 도입되는 새로운 학습 도구는 학습자가 경험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학습자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가상현실(VR)은 가상의 환경을 만들어 사용자가 현실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헤드셋을 착용하면 눈앞에 펼쳐지는 디지털 공간이 현실을 대체하며, 사용자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몰입감은 학습자가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영국의 ‘ClassVR’은 이집트 피라미드 내부를 탐험할 수 있는 VR 콘텐츠를 제공해 학생들이 고대 문명의 구조와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수업으로는 제공하기 어려운 몰입적 경험을 통해 학습자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탐구와 이해의 깊이를 더한다.

 

이러한 몰입적 학습의 흐름은 혁신적인 예술에 의해서도 시도되고 있다. 이머시브 연극(Immersive Theatre)은 VR과 유사한 원리를 통해 교육적 효과를 창출한다. 이머시브 연극은 관객이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일부로 참여하며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몰입적 학습(immersive learning)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창의적 사고, 감정적 공감, 비판적 사고를 촉진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펀치드렁크 엔리치먼트(Punchdrunk Enrichment)” 프로그램은 이머시브 연극을 활용해 초중등 학생들에게 스토리텔링 기반의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등장인물로 참여하며 특정 사건 속에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야기의 전개를 바꾸는 과정을 통해 학습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정보를 전달받는 수동적 학습을 넘어, 상호작용과 비판적 사고가 요구되는 활동에 몰입하게 된다.

 

VR과 이머시브 연극은 모두 협업과 감정적 몰입을 강조하며 학습의 사회적 측면을 강화한다. 기술과 예술의 도입을 통해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이러한 시도들은 학습자가 단순한 지식 습득에서 벗어나, 인간적이고 감정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을 강화하며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번 12월 3일 비상계엄령 사태는 과거 군부 독재 시절의 계엄령을 마치 VR 기술이나 이머시브 연극으로 체험한 것처럼 느끼게 했다. 중고등학교에서 국사나 근현대사 시간에 5.16 군사정변이나 12.12 군사반란과 같은 사건을 배울 때에는 기본권 제한이나 헌정 파괴 같은 내용이 단순히 지식으로만 받아들여졌다. 아무래도 교과서의 글과 사진, 선생님의 강의로만 접하니 한계가 있었다.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기본권을 제한당하고, 태어날 때부터 공기처럼 함께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는 순간을 직접 겪고 나니 군부 독재 정권의 폭압과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고뇌를 절감했다. 과거와 달리 시민과 국회의 즉각적인 대응과 그에 따른 빠른 계엄령 해제와 같은 차별점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경험과 공감을 통한 이해력과 연대감 형성이 교육과 지식 습득 전반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를, 이번 사태가 역설적으로 알려준 것 같아 조소를 금할 수 없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