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일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배추와 무 등 김장철 성수품의 소매가격이 1년 전의 1.5배에서 두 배까지 치솟았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3일 기준 5027원으로, 1년 전 대비 58.9%, 평년 대비 33.9% 상승했다. 무 가격도 한 개당 3206원으로 1년 전보다 77.4% 비싸지고 평년 대비 52.7% 올랐다.
배추와 무 가격 급등은 지난해 여름 폭염과 늦더위로 인한 농산물 생육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겨울 무 주산지인 제주에 잦은 비가 내려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김장철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를 조기 출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가용 물량을 최대한 시장에 방출하고, 수매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필요시 배추 수입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도 배추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중국산 신선 배추를 수입한 바 있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도 강세다. 배(신고) 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4만 1955원으로 1년 전보다 24.6% 비싸고 평년 대비 23.5% 높다. 이는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 과정에서의 고온 피해로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사과(후지)는 10개당 2만 6257원으로 1년 전보다 10.2% 하락했으나, 평년과 비교하면 3.1% 높다. 양파와 감자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11.7%, 14.6% 내렸고, 깐마늘 가격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겨울철 인기 과일인 감귤 가격은 10개당 4804원으로 1년 전보다 12.3%, 평년 대비 63.3% 상승했다. 딸기(100g)는 2542원으로 1년 전보다 10.4%, 평년 대비 25.4% 비싸졌다.
축산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한우 1등급 등심(100g) 소매가격은 9512원으로 1년 전과 비슷하고, 돼지고기 삼겹살은 2649원으로 8.5% 올랐다. 닭고기와 계란은 각각 5.9%, 8.4% 하락했다. 다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은 향후 닭고기와 계란 가격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설 성수기에는 사과와 한우 등 주요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리고, 대규모 할인 행사도 지원해 물가 안정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