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국내 건설업계가 대형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연이어 따내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1월 한 달간 약 3조 3649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확정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연면적 11만 5622㎡, 지하 7층~지상 38층 규모로 324가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만 3522억 원에 달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시장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 사업은 지하 4층~지상 24층, 229가구 규모로 진행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를 바탕으로 서울 강남권 ‘우극신(우성2·3차, 극동차, 신동아4차)’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도 나설 계획이다.
GS건설은 서울 중랑구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냈다. 중화5구역은 지하 4층지상 35층, 1610세대 규모로, 수영1구역은 지하 3층지상 42층, 1533세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두 사업을 합친 총 계약 금액은 약 1조 2872억 원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현대건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규모의 2331가구 아파트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가 약 1조 6000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이와 함께 방화6구역, 신반포4차 등 조 단위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준비 중이다.
건설업계는 새해 초부터 잇따른 수주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대내외적 변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미국발 경제 정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공사들이 기술력과 조건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강달러 기조와 고관세 정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건설사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또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정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환경마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분양 계획 수립과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건설사들은 공격적인 수주 전략을 이어가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건설사들이 더 나은 제안과 기술력을 내세울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수주전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