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2%대로 올라선 가운데 한국은행은 1400원대 후반의 고환율이 물가를 0.1%포인트(p) 가량 높인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물가상승률의 경우 지난해 석유류, 농산물 가격이 높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5.7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8월(2%)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2%대에 진입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지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1.8%에서 1.9%로 확대됐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2.5% 상승하며 지난해 7월(3.0%)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휘발유(9.2%), 경유(5.7%) 등 석유류가 1년 전보다 7.3% 오르며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국제 유가 상승과 더불어 12·3 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에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오름폭이 확대됐고,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0.24%p 끌어올렸다.
한은은 자체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 물가상승률 중 0.1%p 가량은 최근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환율 상황은 석유류 등 수입 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도 상승하면서 당초 예상대로 전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근원물가는 2%를 소폭 밑돌며 안정된 흐름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흐름을 보이며 목표 수준인 2% 근방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환율과 유가 등 불확실성은 크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둔화흐름을 보이겠으며 이후에는 목표수준 근방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어 "환율·유가 움직임, 내수 흐름, 농산물가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2월 경제전망에서 이런 요인들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정 전망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