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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거대 중국의 역습 下…K-커머스 위협하는 C-커머스

알리•테무, 국내 ‘상위 5위권’ 진입
대규모 자본 앞세워 가격 경쟁력↑
국내 이커머스 업체 생태계 위협
기업•정부 차원 대응책 마련 절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글로벌 산업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경쟁력을 갖추며 여러 산업 영역의 강자로 급부상했는데 국내 게임·유통 산업에서도 중국의 역습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신문은 거대 자본·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이 국내 게임·유통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중국 커머스가 한국의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이른바 '알테쉬'로 일컬어지는 중국산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현재 국내 이커머스 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미니소'도 한국 시장으로 재진출을 선언하는 등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전반에서 중국의 파상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거대자본 등에 업은 中 알테쉬의 물량전

 

최근 국내 경기가 침체하면서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공략한 중국 C-커머스 업체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초저가·무료 반품’ 전략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직구 추정액은 4조 7772억 원으로 전체 직구액(7조 9583억 원)의 60%를 차지했다. 23.9%에 그쳤던 2020년에 비해 약 4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2020년 1조399억 원이던 중국 직구액은 2021년부터 4년간 약 4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2022년 1082억 원이던 미국과의 격차는 지난해 3조 989억 원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는 C-커머스 업체들이 중국 내 과잉 생산된 상품을 한국 시장에서 대량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패션·IT기기·생활용품 등 다양한 품목이 국내 상품 대비 5분의 1 수준의 가격에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중국 직구 제품 중 ▲음반·비디오·악기 구매액은 859.2%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601.8% ▲의류·패션은 554.2% 증가했다.

 

한 소비자는 “불량이나 가품 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가격이 워낙 저렴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한다”며 “다만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이나 전자기기보다는 의류나 소모품 위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쿠팡 턱밑까지 추격한 C-커머스…이커머스 시장 재편되나

 

중국 C-커머스 업체들의 영향력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누적 신규 설치 수는 2462만 건에 달했다. 특히 테무(1804만 건)와 알리익스프레스(658만 건)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이 C-커머스 앱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굿즈·리테일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부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68%, 17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알리익스프레스는 967만 명, 테무는 6월 832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9월 기준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210만 명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알리와 테무는 11번가와 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를 넘어서며 2, 4위를 차지했다. ▲알리는 817만 명 ▲11번가 738만 명 ▲테무 657만 명 ▲G마켓 529만 명으로 집계됐다. 

 

알리와 테무의 성장은 국산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24년 기준, 11번가와 G마켓의 이용자 수는 각각 17%와 16.1% 감소했다. 중국 플랫폼의 공세가 한국 이커머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중국 제조업체와의 직접 연결로 유통 단계를 줄이며 경쟁력을 높였다. 물류 혁신으로 배송 속도를 개선하고 무료 반품 서비스 등을 제공해 소비자 편의를 높인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 대규모 할인 이벤트와 소셜 미디어 마케팅, 마동석 등 유명 배우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다채로운 현지화 전략을 통해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C-커머스가 유입되면서 중소 이커머스 업체들의 매출 파이를 뺏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쿠팡-네이버 양강체제였던 K-커머스 구조도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더욱 거세질 中 파상공세...트럼프 이슈까지

 

저가 물량 공세로 한국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받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올해부터 한국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중국에 60% 이상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 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관세를 내야 하는 미국을 피해 한국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중 관세 전쟁으로 인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직접적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평균 30%)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지난 4일 공식 발효됐다.

 

이에 따라 800달러(약 116만 원) 미만 수입품에 대한 ‘소액 면세’ 혜택도 중단됐다. 중국이 한국 시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되는 배경이다.

 

앞서 알리, 테무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왔다. 지금까지 이들이 선진화된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중국 현지에서 상품을 배송하며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쌓았다면 이제는 국내 시장에서 직진출을 노린다. 

 

 

먼저 알리는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고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했다. 지마켓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다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출자 비율 5대5로 설립할 합작법인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두 플랫폼은 합작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테무도 올해 정식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한국 진출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또 한국 내 통합 물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협업하는 복수의 통관업체를 통해 한국 내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단계) 물류를 처리해왔으나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공개 입찰을 진행해 한국 주요 물류업체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 등 중국 플랫폼 사업자들은 수천억 원의 자본을 투입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대 경쟁력인 '낮은 가격'을 내세워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 포식자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정부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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