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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암예방의 날] 가발지원비 끊긴 인천…답답한 모자 속 세상

암환자 자존감·치료의지 북돋고자 지원 사업 마련
2023년 52명·2024년 27명 지원…올해 예산은 ‘0원’
높은 지원자격 문턱에 “알아도 신청 못해” 목소리

 

따뜻한 봄이 와도 머리를 털모자로 감춘 사람들이 있다.

 

미추홀구에 사는 A씨(56)는 외출할 때 꼭 모자를 쓴다. 항암치료로 머리가 빠진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다.

 

2년 전 간이식을 받으며 희망을 찾았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혈액암이 재발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재발 초기에는 아침에 배게를 보고 깜짝놀라기 일쑤였다. 덕지덕지 붙은 머리카락 때문이다. 삭발을 결심하고, 가족과 다 같이 미용실을 찾은 게 벌써 반년 전이다.

 

여름을 떠올리면 한숨만 나온다. 모자를 어떻게 쓰고 다녀야 할지 걱정이다. 그저 모자 속에 갇힌 세상이 답답할 뿐이다. 가발은 비싸서 엄두도 못 낸다.

 

A씨는 “한여름에 사람들이 모자를 쓰고 다니는 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걱정이 앞선다”며 “가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도 막대한 치료비에 부담스럽다. 작년에 암환자 가발비 지원사업을 알았지만, 지원 자격에 걸려 신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 2023년 ‘암환자 가발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시비와 군구비를 50%씩 투입해 가발 구입비의 90%(최대 70만 원)를 지원했다.

 

항암치료 중 발생한 탈모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줄여 자존감과 치료 의지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올해 세워진 예산은 ‘0원’이다. 수요가 적었던 탓이다.

 

2023년에는 3500만 원의 예산을 세워 52명의 암환자를 도왔다. 이듬해에도 같은 규모의 예산을 세웠다. 수요가 적어 불용액이 예상됐고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일부 삭감, 27명 지원에 그쳤다.

 

애초에 지원자격의 문턱이 너무 높다.

 

암환자 의료비 지원대상(의료급여수급자·차상위본인부담경감대상자 등)으로, 인천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살아야 하며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탈모가 심해 가발이 필요하다는 의사소견서가 있어야 한다.

 

이 3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올해 사업비를 세우고자 자료를 제출했으나, 지원 실적이 좋지 않아 사업이 중단됐다”며 “암 환자 의료비 지원 대상은 보건복지부 사업 지침에 따른 것이라 요건 완화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3월 21일은 암예방의 날이다. 암 예방과 치료·관리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할 수 있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가가능하며, 남은 3분의 1도 적절히 치료하면 완화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3월 21일을 암예방의 날로 지정했다.

 

2022년 인천지역 신규 암환자는 1만 4883명이다. 또 같은해 4364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보건소에서 암 의료비를 지원받은 건수는 2051건으로, 실제 지원을 받은 인원은 1285명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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