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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장 취임 100일…'조용한 출발' 속 위기 관리 집중

금리 하락세 접어든 데다
환율 불안·관세 충격 더해져
"리스크 관리가 성과 좌우할 것"

 

올해 초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금리가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와 환율 불안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고 있는 이들은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9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시작으로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11일), 강태영 농협은행장(12일)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5대 은행장 중 유일한 연임 행장으로 2023년 2월 임기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들은 묵묵히 평소의 일정과 업무를 수행하면서 비교적 조용한 취임 100일을 보낼 것으로 점쳐진다. 날이 갈수록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을 직면하고 있어서다.

 

우선 고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을 기대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연금·자산관리(WM) 등 비이자이익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스타벅스, 당근 등 비금융 업권과의 협업을 늘리거나 알뜰폰 등 새로운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발(發) 상호관세의 여파가 확산되면서 환율 리스크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80원 후반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월 16일, 1492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1시 1분을 기해 정식 발효되는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이 무역 갈등으로 번지면서 원화값을 끌어내린 결과다.

 

환율 상승은 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외화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이 밸류업(Value-up·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CET1비율 관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은행들은 환율 불확실성에 대비해 기업금융과 외환 여신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한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피해가 예상되는 수출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총 25조 원가량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만약 관세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회복이 더딜 경우, 기업들의 연체가 늘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려야 하는 등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해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가계대출 관리도 필요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1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2월(4조 3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봄 이사철을 맞아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집값이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은행들은 비상대응 체제를 이어가면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실시간으로 변하는 상황에 대응할 방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순이자마진이 축소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기 관리가 현재의 가장 큰 화두"라며 "리스크를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경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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