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사과와 함께 신속한 수습,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공식 입장을 통해 "SK그룹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국민과 고객 앞에 직접 나섰다.
이번 사고는 SK텔레콤의 핵심 인증 서버(HSS)에 침입한 악성코드(BPFDoor)에 의해 고객 인증정보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며, 해커가 유심 복제에 악용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된 점에서 사회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사고 이후 대응과 소통이 부족했던 점도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정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고객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빠른 사과보다 실질적인 대응을 우선하며 현장 수습을 먼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된 입장문에도 유심 교체 수요 증가에 따른 고객 불편 해소, 전국 2600여 대리점 대응력 강화, 유심 보호 서비스 확대 등 구체적 후속 대책 등을 담았다.
SK텔레콤은 현재 고객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AI 기반 이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을 도입하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그룹 차원에서 출범시킬 예정이다. 전 계열사 보안 체계도 전면 재점검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사안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공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는 "유심 정보만으로 금융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2단계 인증, 보안 프로그램 등 현재 체계가 잘 작동 중인 만큼 기본적인 조치를 병행하면 피해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주 고려대 교수도 “기술적으로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 확산이 아니라 신뢰 회복”이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고 현장에서 실질적 불편이 없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입장문 말미에서 “고객의 신뢰는 SK텔레콤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본질을 다시 돌아보고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박희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