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생 약 3분의 1이 교육을 받고 있는 경기도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지라고 부를만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라는 기조 아래 체계적 공교육 체계 구축과 맞춤형 교육 확대를 목표로 학생들에게 부족함 없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경기신문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도교육청만의 특별한 교육 정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수원 선행초등학교는 교육공동체 모두의 노력과 애정으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나가고 있다. 선행초 교사들의 따뜻한 관심이 학생들로부터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마음을 다친 학생들. 하지만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체계 아래 학생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지원을 받게 됐다.

◇ 감정조절부터 치료 지원까지 변화 이끌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김철수 군(가명)은 늦은 밤까지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보호자로 인해 아침을 먹지 못하고 일찍 학교에 오는 학생이었다.
ADHD와 '틱 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 김 군은 치료를 위한 약물을 처방 받았지만 보호자가 병원을 제때 방문하지 못하고 아침을 거르게 되며 약물 치료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이에 학교는 통합지원팀 회의를 통해 초록우산 지원과 병원 진료비 부담으로 김 군을 지원했다. 담임교사는 학교에서 김 군이 약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도왔고 상담교사는 수시로 김 군과 상담을 하며 안정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제 김 군은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 전보다 수월에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틱 증상 역시 호전되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하나씩 해결되자 김 군은 밝은 얼굴로 학교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진수 군(가명) 역시 학생맞춤통합지원으로 변화했다. 입학 후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최 군을 발견한 담임교사는 상담교사에게 최 군의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교사와 통합지원팀은 곧바로 종합심리검사를 의뢰했고, 보호자와 함께 검사 결과를 공유하며 상담과 병원 치료를 시작했다.
최 군은 놀이치료와 반복적인 역할놀이를 통해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기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갔다.
최 군의 변화에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들도 변화했다. 한때는 최 군을 무서워하던 친구들이 이제는 먼저 '같이 놀자'며 손을 내민다. 변화는 학생 한 명에게서 끝나지 않았다.
이경수(가명) 군은 다문화 가정 출신으로 기초학력 부족과 ADHD,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겪는 저학년 학생이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욕설을 퍼붓고 친구를 때리는 일이 잦았고, 교장과 교감이 교실을 수시로 방문할 정도였다. 다문화 강사를 배정해 개별 지도를 시도했지만, 이 군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학교는 멈추지 않았다. 보호자 면담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의 실상을 확인했고, 초록우산 등 외부 기관과 연계해 진료비 지원을 모색했다.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이 군은 화가 나면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거나 스스로 복도로 나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익혔다. 아이의 변화를 지켜본 교사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감을 되찾은 이 군은 어려워하던 활동에도 도전하고, 방과후에는 친구와 웃으며 뛰어논다.

◇ 학생의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진짜 교육'
학생맞춤통합지원으로 변화한 것은 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았던 시기에도 학생들의 정서발달과 상담에 관심이 많았던 선행초는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여겨 '기린마을(비폭력대화 상담공간)'을 만들었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학생맞춤통합지원을 통해 종합심리검사, 치료지원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적절한 시기에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김용준 상담교사는 "우리나라는 신체질환과 달리 정신질환에 대해 언급하면 심각한 모욕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실제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2024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국민의 비율은 73.6%에 달하지만 그 중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비율은 73%에 달했다.
한국 사회의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자신의 정신질환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김 교사는 "어떤 담임교사는 우리 반의 학생에게 정신질환의 가능성을 얘기한다면 본인이 '우리 반의 학생을 부정적으로 보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죄책감이 들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맞춤통합지원 선도학교 운영을 하며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지원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고 '어쩌면 이게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이제 학생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진다. 어려움의 원인을 찾고,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교육이라는 공감대가 교직원 사이에 자리 잡았다. 학생 한 명의 위기를 빠르게 감지하고, 작은 일을 해결해 큰일로 번지지 않게 막는 것이 학교 전체의 문화가 됐다.

◇ "개선점 필요해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원"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쉬운 길이 아니다. 김 교사는 "외부기관 연계를 10분 전화로 끝낼 수 있었다면 이 일은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중요한 건 진짜 그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인지 파악하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학생, 보호자, 담임교사, 병원, 상담기관까지 연계되는 관계망은 복잡하다. 한 명의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4~5명의 관계자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고, 그 학생이 열 명이면 40명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
김 교사는 학생맞춤통합지원의 개선점으로 고질적인 인력과 시간 부족, 전문기관 정보 부족, 인식 개선 필요성 등을 꼽았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개선점이 필요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학생맞춤통합지원 선도학교를 신청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선택이다.
김 교사는 학생맞춤통합지원을 '신발'이라고 표현했다.
"좋은 곳으로 가든, 나쁜 길로 가든 신발은 그 발을 보호해줍니다. 학생맞춤통합지원도 아이들이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선행초는 오늘도 고민한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 고민이 누군가의 내일을 바꾼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됐습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