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공학대학교가 29일 시흥시 TU리서치파크에서 '민·관·학·연 협력 정책세미나'를 열고, 해양레저 중심 개발의 한계를 드러낸 거북섬의 새로운 활성화 해법을 모색했다. 상가 공실률이 80%를 넘어선 거북섬의 현주소에 대해 민관학연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이날 행사는, 단순 관광지 중심 개발에서 탈피해 지역산업과 정주 생태계를 아우르는 복합도시로의 전환 필요성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세미나는 ▲신기동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거북섬 상권 육성 방향과 광역 전략' ▲김형성 시흥시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의 '지역 거버넌스 전략' ▲이재광 한국공학대학교 기획처장의 '지역대학의 역할과 과제' 등 발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단기적 상권 회복 방안뿐 아니라, 장기적인 도시 재생과 경제 생태계 조성에 대한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신기동 선임연구위원은 발표에서 "거북섬은 상업시설의 과잉 공급, 광역교통망 미비, 단일 콘텐츠 중심 개발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며 "거북섬은 단순 해양레저 단지를 넘어서 산업·주거·관광이 공존하는 복합 생태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상권 회복을 위한 유인책 마련이, 중장기적으로는 도시재생 전략 수립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성 연구기획실장은 민관학연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속적인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개별 분양에 따른 상업시설 관리의 한계, 교통 인프라 부족이 비활성화의 주된 원인"이라며 "시흥시, 경기도, 수자원공사, 민간사업자가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다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일 주체가 아닌, 공공·민간·학계가 함께 설계하는 통합형 도시운영 전략을 요구하는 지점이다.
이재광 기획처장은 지역대학 중심의 혁신 모델로 'TU리서치파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시흥은 젊은 도시이며, 이를 지역대학이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산학연 클러스터 기반의 미래융합 R&D, 창업 인큐베이팅, 기업 지원을 통해 거북섬과 인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선순환 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대학은 기술과 인재, 민간은 투자와 고용, 지자체는 행정과 재정으로 삼각축을 구성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대선 당시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거북섬 개발에 대해 지역과 기관이 협력해 구체적 해법을 모색하는 첫 공식 논의로 평가받는다. 황수성 한국공학대학교 총장은 개회사에서 "이 자리는 단지 토론회가 아니라, 대학이 지역 문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시작"이라며 "시험연구원, 산업진흥원,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함께 거북섬의 미래를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인열 시흥시의장도 "거북섬은 시흥시가 경기도의 대표 해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미나를 준비한 한국공학대학교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개발은 기능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사람 중심의 생태계가 요구된다"며 "대학의 기술·인재, 민간의 투자·고용, 지자체의 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거북섬은 전국적인 도시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원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