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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전은 규제가 아니라 문화”…송현엘앤씨 권영선 대표

‘재난예방 비상대피로 구축 통합키트’ 개발
"작업자 스스로 안전 지키는 환경 조성해야"

 

지난해 한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산업 현장의 안전 시스템 부재를 드러냈다. 특히 확보되지 않은 대피로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커졌다.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처의 필요성이 다시 확인된 순간이었다.

 

이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산업 현장 안전 제품 전문기업 송현엘앤씨가 누구나 손쉽게 비상 대피로를 구축할 수 있는 ‘재난예방 비상대피로 구축 통합키트’를 개발했다. 오는 8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지자체와 협력해 공공기관, 중소사업장, 다중이용시설 등에 우선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안전 관리, 수동에서 능동으로”

 

“재난 상황에서 가장 먼저 현장을 마주하는 사람은 작업자입니다. 이번 통합키트는 그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권영선 송현엘앤씨 대표는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수동적 안전 관리 시스템을 능동적 재난 대응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이나 영세 사업장은 대피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사고에 취약하다”며 “비전문가도 쉽게 안전 통로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다가 통합키트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 국내 유일 특허 ‘야광 스프레이’ 포함

 

이번 키트에는 습식 구조 손수건, 투척형 소화기, 축광 스티커, 야광 스프레이 등 8가지 핵심 구성품이 담겼다.

 

특히 화재 시 짙은 연기 속에서도 60분 이상 빛을 발하는 야광 스프레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발된 제품으로 특허까지 획득했다. 권 대표는 “기존 축광 시트지는 쉽게 오염되고 떨어져 발광 효과가 약했다”며 “우리 제품은 내마모성과 내오염성이 뛰어나 어둠 속에서도 대피로를 선명하게 안내해준다”고 설명했다.

◇ “안전, 외주 맡길 일이 아니다”


권 대표가 강조하는 통합키트의 가장 큰 강점은 '자발적인 안전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안전선 구축을 외주 용역에 맡겨 비용 부담이 컸지만, 이 키트만 있으면 누구나 스텐실과 스프레이를 사용해 직접 안전선을 그릴 수 있다.

 

그는 “사고 발생 시 가장 먼저 현장을 접하는 작업자 스스로가 안전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 반응이 매우 좋다”며 “단순히 물품을 비치하는 것을 넘어, 안전 관리에 직접 참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특히 지자체의 안전 관리 예산 활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 대표는 “많은 장비가 전시용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 관계자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고, 직접 사용하며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키트는 한 번 구매로 안전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갖출 수 있어, 영세 사업장의 초기 안전 시스템 구축에도 적합하다는 점에서 지자체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 해외 시장 진출과 AI 접목 목표

 

송현엘앤씨는 이미 국내 대기업 건설사 지하 현장에 도포 장비와 야광 스프레이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권 대표는 “아직 이런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현장이 많다”며 “이번 기사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재난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고 제품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1년부터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해외 안전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권 대표는 “아직 대량 발주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본에 시제품을 수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송현엘앤씨의 중장기 목표는 안전 분야에 특화된 제품 개발과 AI 접목을 통해 국내외 안전사고 예방 제품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다. 권 대표는 “힘들게 개발한 제품의 홍보와 판로 확대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불편함 없는 제품을 만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전은 단순한 규제나 전시물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이가 직접 지키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번 통합키트가 그러한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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