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째 공전하고 있는 화성특례시 '시리 물류단지 개발'을 둘러싸고 화성도시공사가 민간업체의 제안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경기신문 8월 27일자 8면 보도)
공공기관의 불투명한 사업 추진 방식이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실상 ‘탈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31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해 보면 문제의 발단은 남양읍 시리 물류단지 개발 과정에서 시작됐다.
이 민간업체는 수년 전 도시공사에 혁신적 물류단지 조성 아이디어와 구체적 개발 방안을 제안했으나, 정작 본 사업 추진에서는 해당 업체가 배제되고 도시공사가 독자 추진에 나섰다는 것이다.
제안업체 측은 “도시공사와 제안사간 자료 제출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공했음에도, 도시공사는 계약 협의조차 없이 제안을 사실상 도용해갔다”며 “더 나아가 사업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 회사를 완전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공기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배신행위"라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도시공사가 단순히 아이디어를 참고한 수준을 넘어, 제안사를 의도적으로 사업에서 배척한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중대한 도덕적 흠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시리 물류단지는 민·관 합동 개발인데 해당 사업에 대해서 '민간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을 가져다 준다'라는 논란이 있어 감사원 감사도 받고 수년째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아이디어 보호 장치 부재와 공정한 제안제도의 미비”에서 비롯됐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하지만, 화성도시공사 관계자는 “시리 물류단지는 다양한 전문가 자문과 내부 사업 검토를 거쳐 마련한 사업으로 (민간)특정 업체의 제안을 무단 사용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새로운 물류업체 모집공고 진행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휴가 중인 해당 사업 담당자가 출근하면 정확한 내용을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 사업자 제안서 제출 시점과 공사 계획 발표한 시리 물류단지 계획안이 상당 부분이 유사한 것으로 드러나 해명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아이디어를 가져다 쓰고, 제안자는 배제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공공 갑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화성도시공사는 제안 접수·검토 과정 전반을 공개하고, 아이디어 제공자에 대한 권리 보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리 물류단지는 수도권 서남부 물류 거점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수백 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그만큼 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