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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지퍼로 잇다”... 경계를 여닫는 예술, 이상근의 ‘Zipperism’

작품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열린 과정

 

 

 

이상근 작가가 말하는 ‘Zipperism’.

 

“지퍼를 열면 무엇이 드러날까, 닫히면 어떤 세계가 감춰질까.” 이상근 작가의 이 물음은 곧 ‘Zipperism’의 출발점이다. 그에게 지퍼는 단순한 일상 도구가 아니라, 경계를 여닫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드러내는 예술적 장치다.

 

이상근의 작품 속 지퍼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길게 박힌 지퍼는 닫히면 내부를 감추고, 열리면 새로운 세계를 드러낸다.

 

은폐와 노출, 내부와 외부, 전통과 현대라는 이중적 의미를 탐구한다. 즉, 닫힌 지퍼는 감춰진 세계를 상징하고, 열린 지퍼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창이 된다. 단순한 형식 실험이 아니라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경계와 열린 가능성의 실험이다.

 

이처럼 지퍼니즘은 단순히 예술의 영역에 모무르지 않고, 기술,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으로 확장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 작가는 말한다.

 

본지는 이상근 작가를 만나 ‘Zipperism’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 속에 담긴 미학적 의미를 들어보았다.

 

-Zipperism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나무라는 재료는 한국 조각에서 가장 전통적인 소재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나무를 다른 방식으로 숨기거나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지퍼라는 사물을 떠올렸죠. 지퍼는 닫으면 봉합하지만, 동시에 언제든 열 수 있는 장치입니다. 그것을 목재와 결합시켜 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Zipperism을 ‘열린 과정’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조각은 흔히 고정된 형태로 완성된 결과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지퍼가 달린 조각은 언제든 열리고 닫힐 수 있습니다. 관람자가 지퍼를 열며 상상할 때, 작품은 또 다른 차원으로 열립니다. 결국 Zipperism은 ‘작품은 끝난 것이 아니라 과정이다’라는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지퍼를 단순한 장식으로 보지 않았군요.

“맞아요. 지퍼는 외부와 내부, 드러남과 감춰짐 사이의 긴장을 보여줍니다. 저는 늘 질문했습니다. ‘지퍼를 열면 무엇이 드러날까? 닫히면 어떤 세계가 감춰질까?’ 이 질문이 바로 Zipperism의 출발점이었죠.”

 

이상근 작가는 Zipperism의 핵심 혁신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경계의 전복이다. 지퍼는 봉합과 분리를 동시에 상징하며 조각을 열린 구조로 전환한다.

둘째, 일상의 예술화다. 생활 속 사물인 지퍼를 예술의 중심 모티프로 삼아 생활과 예술의 거리를 좁힌다.

셋째 ,참여적 해석이다. 관람자가 지퍼를 열며 상상하는 순간, 작품은 열린 대화의 장이 된다.

 

-오늘날 디지털 아트, NFT 시대에도 Zipperism은 유효할까요?

“물론입니다. 현실과 가상,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시대이죠. Zipperism은 이미 ‘열리고 닫히는 경계’의 미학을 탐구했습니다. 관람자가 열고 닫으며 상상하는 순간,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참여적 체험이 됩니다. 이는 지금의 예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저에게 지퍼는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었습니다. 닫히면 숨기고, 열리면 드러나는 순간, 우리는 늘 새로운 세계를 마주합니다. Zipperism은 결국 열린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작업입니다.”

 

닫힌 것을 열고, 열린 것을 닫는 반복 속에서 이상근은 예술의 무한한 잠재력을 증명했다. 그의 Zipperism은 한국 현대조각의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술사 속 혁신적 아이디어의 한 지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상근 Lee Sang Keun

개인전

2024 전제의 공간- 토포 하우스

2021 연리지 - 본연의 몸짓 - 삼성 래미안갤러리

2020 관계의 회복 - 갤러리M

2017 나무가 나무로서 나무만의- 경인 미술관

2009 Wooden Age - 담갤러리

2008 From the forest - 수원미술관

경력

2013~2016 (사)한국미술협회 화성시 지부장

2015~2018(사)한국미술협회 경기도 부지회장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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