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의 의미를 유쾌하게 되묻는 무대가 다시 막을 올렸다. 초연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한층 깊어진 감동과 완성도로 관객의 뜨거운 환호를 얻으며 돌아왔다.
이 작품은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아버지 다니엘이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유모 다웃파이어’로 변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버지가 서툴지만 진심으로 다시 가족 곁에 다가가는 여정을 따뜻하게 풀어내며 웃음 뒤에 숨은 진한 감동을 전한다. 아울러 이 작품은 코미디와 드라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구성은 무겁지 않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무대의 중심에는 황정민, 정성화, 정상훈이 있다. 세 배우는 다니엘과 다웃파이어를 오가는 1인 2역을 맡아 완벽한 변신을 보여준다.
황정민은 현실적이고 섬세한 감정 연기로 부성애의 깊이를 담아내고, 정성화는 특유의 코믹함 속에서도 진심이 묻어나는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상훈은 재기발랄한 에너지로 변신극의 유머를 살리면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세 배우 모두 각기 다른 색으로 캐릭터를 해석하며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단 8초 만에 이뤄지는 ‘퀵 체인지’ 장면은 공연의 백미로 꼽힌다. 분장, 의상, 목소리, 몸짓이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뀌며 ‘아버지’와 ‘유모’를 넘나드는 모습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번 시즌은 초연보다 훨씬 다채롭다. 디스코, 록, 탭댄스, 브레이크댄스, 플라멩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무대를 채우며, 11명의 앙상블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극의 리듬을 이끈다.
특히 다니엘 역 배우가 무대 위에서 직접 루프머신을 조작해 음악을 완성하는 장면은 뮤지컬의 현장성을 극대화한 연출로 손꼽힌다. 또 세밀하게 업그레이드된 조명과 분장, 의상, 영상 효과는 초연보다 정교해진 완성도를 보여준다.

워킹맘 ‘미란다’ 역의 박혜나와 린아, ‘스튜어트’ 역의 이지훈과 김다현을 비롯한 조연 배우들의 호흡도 탄탄하다. 여기에 아역 배우들이 보여주는 생생한 연기와 노래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세대 간 감정의 연결고리를 완성한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단순한 변장 코미디가 아니다. 가면을 쓴 채로야 비로소 가족의 마음에 다가서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진심이 전해지는 방식에 대한 유쾌한 역설을 그린다.
웃음 속에 눈물이, 눈물 뒤에 웃음이 스며든 이 무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이야기”라는 평처럼 세대를 넘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오는 12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