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예술이 오는 18일부터 12월 28일까지 파주 DMZ 문화예술공간 통에서 정기현 작가 개인전 ‘변방을 우짖는 유령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의 유령적인 것들이 돌아오는 형식이 얼마나 내밀하고 역설적인가’를 질문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오래된 신문이 있다. 독일 유학 시절, 베를린 국방부 본부 건물 해체 작업에 참여하던 작가가 벽지 분리 과정에서 발견해 개인 소장 중인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의 신문이 주요 오브제로 등장한다.
벙커 속 곰팡이 냄새, 대남방송의 확성기 소리 등 시대의 잔향을 품은 오브제들이 공간을 채우며, 역사와 기억이 교차하는 감각적 풍경을 구성한다.
정기현 작가는 헤겔의 역사철학이 종착하고 나치즘의 그림자가 드리운 시대의 긴장과 잔향을 예술로 재구성한다.
그의 작업은 ‘서울에서 베를린까지’(백남준)를 연상시키는 가로지르기 감각을 품고 있으며 역사적 폐허 속에서 귀환하는 ‘유령적 시간’을 드러낸다.
작가는 대남방송의 소리를 분해·재구성해 귀신소리, 여우소리, 늑대소리 등으로 레이어화하며, 백석의 ‘여우난곬족’에 담긴 시적 울림과도 맞닿는다.
정 작가는 이미 파이프 형태의 시간 장치 작업을 통해 ‘시간의 교차와 굴절’을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문, 후각적 이미지, 청지각적 이미지가 결합해 독일과 한국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령적 통찰’을 제시한다.
아울러 DMZ라는 중간지대에서 익숙한 클리셰를 벗어나 감각과 기억이 깨어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DMZ 문화예술공간 통은 파주시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은 사전 문의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경기문화재단은 지역 기반의 문화공간 재생과 운영을 지원하는 ‘지역 문화공간 재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DMZ 문화예술공간 통은 파주 비무장지대 내부에 위치한 거점형 문화공간으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파주 DMZ의 문화정체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