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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범의 미디어 비평] 공영방송 보도는 달라야 한다

 

‘현재 언론보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언론이 본연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종범(80년 TBC해직)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가 유튜브 방송 언시국TV 인터뷰에서다. “뉴스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이를 기반으로 수용자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분석을 해주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영리를 추구하는 언론이 주를 이루면서 언론의 이런 기능이 현격히 약화 됐다. 언론사간 경쟁이 격화돼 수용자를 끌기 위한 뉴스의 선정성이 심화됐다. 돈벌이를 위해 가짜뉴스까지 등장했다. 원가절감 때문에 TV는 질 낮은 대담프로로 채워지고 있다. 양비양시를 균형이라고 우긴다. 윤석열 지지자와 내란척결을 주장하는 국민들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우까지 범하고 있다. 


민영언론의 영리 추구는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공영언론이 소환되는 까닭이다. 공영언론이 요즘처럼 절실한 때도 없다. 윤석열 정부서 한전과 마사회가 지배주주로 있던 준공영방송 YTN을 졸속 민영화했다. 이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크게 부각된 것도 이런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YTN 지분 매각 등에 대한 조사와 감사’를 언급, YTN 민영화와 관련된 이면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영방송이 민영언론과 차별화된 심층보도를 하지 못할 땐, 이런 논리도 입지가 좁아진다. 


4일 저녁 KBS 뉴스9에선 ‘국회의원 주택 중 절반은 서울···5채 중 1채는 강남’이란 제목으로, MBC 뉴스데스크는 ‘"의원님은 집주인?" 서울 보유 27% 실거주 안 해’라는 제목으로 국회의원들의 집 보유 실태를 보도했다. 경실련 보도자료를 토대로 한 단순 보도였다.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주택 5채 중 한 채는 강남 4구에 있다는 내용이 근간이었다. 


일반명사화 되다시피한 강남 3구가 뜬금없이 강동구를 포함시켜 강남 4구라고 표현했다. 왜 강동구가 포함됐는지, 왜 한강 이남에 있는 동작구 등 다른 한강 이남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는지도 언급해야 했다. 취재원은 자신들의 조사결과가 크게 보도되길 바란다. 사실이지만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을 언론은 염두해야 한다. 


MBC는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살지 않는 강남 지역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예시했다. 김 대표는 지역구인 동작구에 세를 살고, 송 대표는 지역구는 김천이면서 서초에 세를 살면서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이지만 단순 비교는 억지스러웠다. 해당 지역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 다른 의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다른 의원들도 명단과 지역구를 도표로라도 제시해 주어야 했다. 


KBS 뉴스9의 보도는 더 무성의 했다. 강남 4구에 집을 가진 의원 수가 5명 중 1명 꼴인 61명으로, 이중 민주당 20명, 국민의힘 36명이라고 사실만 나열했다. 원내의석 166명과 107명인 양당의 의석수만 언급했어도 기사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민주당 의원의 12%, 국민의힘 의원 34%라면 기사의 선명도가 달라질 수 있었다. 정치권의 항의을 피하기 위한 기자의 자기검열처럼 비춰졌다.  


공영언론은 언론의 최후 보루여야 한다. AI를 이용한 선정적인 기사가 넘쳐나고, 자사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환경에선 더더욱 그렇다. 두 공영방송의 경실련 보도자료 인용 보도는 공영방송에 대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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