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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공연] 인간과 유령들의 대환장 콜라보레이션!

뮤지컬 #0528

 

브로드웨이의 망령이 전하는 유쾌한 위로, 뮤지컬 ‘#0528’이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본격적인 초연 무대에 올랐다.

 

중국에서 먼저 흥행한 이 작품은 ‘접변’으로 화제를 모았던 제작사 포커스테이지의 두 번째 라이선스 무대로,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독특한 감성을 선보인다.

 

이야기는 귀신이 산다는 소문이 도는 아파트 528호에서 시작된다. 오디션을 앞둔 뮤지컬 배우 지망생 ‘에기’가 이사 오면서 13년 전 화재로 세상을 떠난 브로드웨이 배우 ‘도리스’와 ‘브랜든’ 두 유령과의 동거가 펼쳐진다.

 

처음엔 거주권을 두고 다투지만 에기의 오디션 합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함께 뭉친다. 인간과 유령의 관계라는 기묘한 설정 속에서 세 캐릭터는 각자의 상처와 후회를 웃음으로 녹여낸다.

 

 

‘#0528’은 무겁고 어두운 소재를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화재 사고, 미련과 죄책감, 이루지 못한 꿈 같은 비극적 배경을 지녔지만 전개는 무겁지 않다.

 

등장인물들은 슬픔을 감춘 채 농담을 주고받고, 관객은 그 속에서 슬픔과 희망을 함께 발견한다. 웃음 뒤에 드러나는 진심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세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든다. 처음엔 낯선 동거로 충돌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각자의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

 

도리스와 브랜든은 에기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두려움과 기억의 벽을 넘어설 방법을 찾아준다. 에기는 그들의 미련을 대신 마주하며 잊고 지냈던 따뜻함을 되찾는다.

 

죽은 자와 산 자, 과거와 현재가 얽히는 과정 속에서 이들은 저마다 멈춰 있던 시간을 움직이게 한다. 반 강제로 시작한 불편한 동거는 결국 서로를 변화시키는 여정이 된다.

 

 

무대는 중국 라이선스 작품답게 낯설면서도 신선한 색을 품고 있다. 강렬한 조명과 영상 연출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일부 장면에서는 반복되는 빛의 리듬으로 인물의 감정을 강조한다.

 

음악은 작품의 감정을 단단히 붙잡는다. 에기의 간절함이 담긴 ‘광대’, 도리스의 내면을 비추는 ‘내일’, 브랜든의 고백을 담은 ‘재뿐이야’ 등 넘버들은 각각의 인물 서사를 섬세하게 완성한다. 

 

출연진은 에기 역에 이진우·김서환·조훈, 도리스 역에 유태율·황민수·현석준, 브랜든 역에 박좌헌·심수호·장두환이 이름을 올렸다.

 

 

연출은 김태형, 음악감독은 엄다해가 맡았으며 장우성이 윤색과 작사를 담당했다. 안무는 홍유선, 무대디자인은 남경식이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제작은 포커스테이지와 WUHA CULTURAL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뮤지컬 ‘#0528’은 브로드웨이의 화려함 뒤에 숨은 청춘의 간절함을 유머와 따뜻함으로 풀어낸다. 웃음으로 시작해 공감으로 끝나는 이 무대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모든 이들에게 가벼운 위로를 건넨다.

 

예매는 놀(NOL)티켓과 티켓링크를 통해 가능하며 공연은 2026년 1월 11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 1관에서 이어진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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