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밤,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선율이 공연장을 감싸며 관객들에게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18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함신익과 심포니 송은 '2025년 마스터즈 시리즈' 열 번째 무대 '송년음악회-기쁨의 노래'로 관객들을 찾았다.
이날 공연에는 소프라노 김순영,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이명현, 베이스 정인호가 무대에 올랐다. 지휘는 함신익이 맡았으며, 인천시립합창단의 하모니가 더해져 무대를 풍성하게 채웠다.
공연의 오프닝은 코렐리의 '크리스마스 협주곡 제8번 사단조, 작품번호 6'으로 시작됐다.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와 깊은 연관을 지닌 협주곡으로, 웅장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의 서막을 알렸다.
곡은 사단조 특유의 엄숙하고 경건한 정서로 시작해 성탄의 신비로움을 강조한다. 현악기만으로 구성된 서주는 묵직한 첼로 베이스 위에 날카롭게 그어지는 바이올린 선율이 더해지며 고혹적인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어 서정적이고 고요한 분위기로 전환되며 메인 바이올린의 독주를 중심으로 화성이 차곡차곡 쌓였다. 빠르고 느린 부분이 교차하는 각 악장은 극적인 대비보다는 질서와 균형 있는 리듬 속 맑고 가느린 현악 선율로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어진 2부에서는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BWV 248'이 연주됐다. 이 곡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주제로 한 대규모 성악곡으로,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테너의 서사를 중심으로 아리아와 합창, 코랄이 유기적으로 배치돼 신학적 의미와 음악적 감동을 함께 전한다.
경쾌한 도입부와 함께 현악기와 타악기가 더해지며 풍부한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합창단의 하모니는 곡 특유의 연말의 분위기와 신비로움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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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절제된 관악기 편성은 곡의 흐름을 주도했고, 타악기의 규칙적인 리듬은 곡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트럼펫과 팀파니는 성탄의 기쁨과 환희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인상적인 잔향을 남겼다.
이어 테너 이명현의 독창을 시작으로 베이스 정인호, 소프라노 김선정과 김순영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인간적인 감정과 내면의 묵상을 섬세하게 노래했다. 신앙 공동체의 목소리를 음악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공연의 몰입도는 한층 고조됐다.
3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라단조, 작품번호 125 '합창'이 무대를 채웠다.
서양 음악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이 곡은 교향곡에 인간의 목소리를 최초로 도입해 기악 중심이던 교향곡의 개념을 확장했다.
베토벤 교향곡 제9번은 총 4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공연은 라단조로 시작하는 장대한 서주에서 긴장감 넘치는 주제가 전개되며 혼돈과 투쟁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어지는 2악장에서는 격렬하고 강한 리듬 속에서 팀파니가 곡의 흐름을 주도했다. 이후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3악장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며, 앞선 악장과 대비되는 고요한 선율이 펼쳐졌다.
마지막 4악장에서는 곡이 절정에 이르며, 압도적인 사운드 속에 모든 악기가 총출동해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번 공연은 오프닝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콘트라베이스와 바순, 클라리넷 등 다양한 악기가 추가되며 사운드의 밀도를 높였다. 웅장함과 섬세함이 교차하는 전개는 청각적 몰입감을 끌어올리며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러한 선물 같은 무대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하며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