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메타(Meta)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오하이오주에 1GW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며, 오픈AI와 구글도 텍사스·오하이오 등지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충을 검토하며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전력·도로·철도처럼 도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SOC로 자리 잡았고, 각 도시는 데이터 처리 역량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남양주시 역시 이 변화의 흐름을 성장 전략으로 전환하며 AI·디지털 산업 중심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도시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남양주시는 관련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한 산업전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도시 남양주, ‘입지 가능한 미래산업’으로 돌파구 찾다
남양주는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등 총 9개의 규제가 중첩돼 도시개발과 기업 유치에 제약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같은 각종 규제 등으로 산업용지 확보도 쉽지 않다. 실제로 남양주 내 3개 산업단지 총면적은 48만 2000㎡로, 경기도 전체 산업단지 면적의 0.2%에 불과하다.
그러나 남양주시는 이러한 여건을 한계로만 보지 않고, 첩첩산중의 규제 환경에서도 입지 가능한 미래산업을 선별해 유치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력 수요가 크고 기반시설 확충 효과가 뒤따르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AI·바이오·의료기기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부동산 서비스기업 알스퀘어가 발표한 ‘2025년 데이터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공급량은 2010년 이후 연평균 20.3% 증가해 왔다.
특히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세계 시장 규모가 2023년 3728억 달러(약 547조 원)에서 2029년 6241억 달러(약 916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양주시는 데이터 인프라 중심 산업전환을 실현할 공간 기반으로 3기 신도시 왕숙지구 내 약 120만㎡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산업을 담아낼 그릇을 키우는 동시에 앵커기업 유치를 통해 AI·데이터 중심 산업 집적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제 데이터센터·IT 거점 유치로 이어지며,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데이터 산업도시’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한·카카오·우리금융까지…왕숙 산단, 디지털 앵커기업이 모인다
남양주시의 기업유치 전략은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AI·데이터 기반 산업생태계를 구체화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앞서 시는 2024년 12월 우리금융그룹(우리은행)의 미래형 통합 IT센터 ‘디지털 유니버스’와 함께 2025년 6월 카카오의 ‘디지털 허브’, 같은 해 12월 신한금융그룹의 ‘AI 인피니티센터’ 협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데이터 인프라가 집적된 ‘디지털 앵커지대’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세 프로젝트는 왕숙 산단을 AI·데이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드는 축이다. 금융 AI, 그룹 통합 IT 운영, AI·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각각 역할을 맡아 산업 집적의 뼈대를 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의 ‘AI 인피니티센터’는 금융 AI와 데이터 기반 업무혁신을 뒷받침하는 거점으로, 왕숙 산단 내 약 9만 7000㎡ 부지에 AI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R&D), 업무공간을 갖춘 복합시설로 조성된다. 투자 규모는 약 8500억 원에 달하며, 부가가치 유발 효과 6207억 원, 고용유발 효과 5159명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우리금융의 ‘디지털 유니버스’는 그룹 통합 IT 운영과 데이터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게 된다.
카카오 ‘디지털 허브’는 AI·클라우드 수요 확대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다.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AI 기반 클라우드 밸리’ 구상과 맞물려 왕숙 산단을 AI·데이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르며 남양주시는 1년 만에 총 2조 원의 누적 투자를 확보했다. 대규모 투자는 전력·통신·도로 등 도시 기반시설의 확충을 촉진해 산업 활동과 시민 생활환경 전반의 체급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AI·데이터 산업 중심의 첨단산업 거점으로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한국전력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력해 안정적인 전력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활동이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시는 ‘2030 기업유치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왕숙 산단 기반조성(2026~2027년)과 기업유치 본격화(2028~2029년)를 거쳐, 2030년부터는 AI 융합 혁신생태계 조성과 산업지원기관 설립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AI·반도체·스마트 모빌리티 등 10대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저효율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총 120만㎡ 규모로 조성되며, GTX-B·지하철 9호선·경춘선이 모두 연결되는 ‘트리플 역세권’입지 조건을 갖춘 수도권 최대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다. 이를 통해 강남, 여의도 등 수도권 핵심 경제권과의 빠른 접근이 가능해 우수한 교통망을 바탕으로 한 투자 매력도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우수한 입지 조건 등으로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최근 ‘대한민국 100대 지역투자유망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는 이같은 여건을 바탕으로 국내외 앵커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데이터가 만드는 도시 경쟁력…남양주 대전환 시작
AI 시대의 경쟁은 ‘데이터를 어디서 처리하느냐’에서 갈린다. 전력과 네트워크, 산업 기반을 갖춘 도시에 기업과 인재가 모이고, 그 위에서 혁신이 만들어진다.
남양주시는 데이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첨단산업 중심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디지털 앵커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남양주가 ‘사람과 기업이 머무는 미래형 자족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그 변화의 속도가 주목된다.
주광덕 시장은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산업이 정착할 수 있도록 관련 기반시설 조성과 기업유치 여건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산업과 정주 기능이 함께 갖춰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