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수)

  • 흐림동두천 -15.0℃
  • 맑음강릉 -6.7℃
  • 맑음서울 -11.9℃
  • 대전 -9.2℃
  • 맑음대구 -6.6℃
  • 맑음울산 -5.7℃
  • 구름조금광주 -5.9℃
  • 구름많음부산 -3.2℃
  • 흐림고창 -7.0℃
  • 흐림제주 1.7℃
  • 맑음강화 -12.6℃
  • 구름많음보은 -9.6℃
  • 흐림금산 -8.7℃
  • 흐림강진군 -4.3℃
  • 맑음경주시 -6.4℃
  • -거제 -2.6℃
기상청 제공

[사설] 국민 기본권 왜곡 ‘유령·알박기 집회’ 강력 차단을

반복 행위에 과태료 가중부과 등 불이익 적용 필요

  • 등록 2026.01.21 06:00:00
  • 13면

최근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유령집회’와 ‘알박기 집회’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집회 형식으로 타인 또는 다른 집단의 정당한 헌법적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 같은 얌체 행위는 심각한 폐해다. ‘집회’가 목적이 아니라 ‘장소 선점 장악’이라는 불순한 목적으로 자행되는 편법 행위는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특히 상습적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개인이나 단체부터 과태료 가중부과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집회 신고만 하고 실제 집회는 하지 않는 것을 이른바 ‘유령집회’라고 한다. 더 나아가 집회는 거의 하지 않으면서 장기간 특정 장소를 선점해 집회 신고를 하는 방법으로 다른 단체의 집회나 행사를 차단하는 것은 ‘알박기 집회’라고 한다. 적극적으로는 집회 장소를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려는 목적으로 선점하는 것이고, 소극적으로는 예고 플래카드 등을 통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편법적 목적으로 악용한다. 


경기신문이 입수한 경찰청 공공데이터포털 자료에 다르면 전국 집회 신고 건수는 2021년 357만 9541건에서 2022년 430만 4917건으로 37%가량 증가했다.그러나 실제 집회가 열린 건수는 2021년 8만 6348건, 2022년 7만 6031건으로, 미개최율이 무려 98%에 달하고 있다. 2023년에도 290만 7251건이 신고됐으나 개최 건수는 7만 9395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도 미개최율은 96.6%에 달하고 있다.


‘유령집회’ 또는 ‘알박기 집회’의 경우 집회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것보다는 장소 선점이 주목적이다. 그 과정에서 주민 불편과 도시 미관 저해는 물론이고 경찰과 지자체의 행정력 낭비 또한 중대한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16년 집회 철회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을 개정했다. 하지만 이 법은 사문화된 실정이다. 선순위 단체와 후순위 단체의 중복 집회가 발생한 경우에만 과태료 부과가 가능해 결과적으로 ‘신고만 하고 열지 않는 집회’를 막을 장치는 사실상 없다. 

 

유령집회로 인한 경찰의 부담은 심대하다. 일단 집회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참가 인원을 기준으로 경비 규모를 산정하고, 줄곧 동향을 점검해야 한다. 집회 당일 아침에 갑자기 집회 취소를 통보하는 경우도 잦다. 참가 인원을 과도하게 부풀려 신고하는 이른바 ‘뻥튀기 집회’도 문제다. 경기신문 취재 결과, 100명 이상 집회를 신고한 사례 중 상당수는 실제 참가 인원이 현저히 미달했다.

 

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그러다 보니 경찰과 지자체 모두 현수막 철거 등 적법한 행정 조치를 하지 못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형편이다. 상황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다른 국민의 정당한 헌법적 권리를 박탈하고 주거환경을 어지럽히면서 공권력의 막대한 낭비를 초래하는 ‘유령·알박기 집회’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현행 집시법상 집회 인원 과장 신고 자체를 제재하기는 어렵다.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인 집회 신고를 반려하게 되면 곧바로 기본권 침해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상습적인 유령집회나 알박기 집회 주최자에 대해서는 집회 우선순위를 제한하거나 집회방해죄, 권력남용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전문가들의 조언 중에서는 “제재의 방향을 처벌이 아닌 ‘불이익 부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아이디어에 눈길이 간다. ‘유령집회’나 ‘알박기 집회’를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주최 측에 대해서 가중된 과태료를 부담시켜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신고는 해놓고 실제 집회를 여는 경우가 5%도 되지 않는 불순한 이 엉터리 ‘집회의 자유’를 방치해야 하는 불합리라니, 결코 안 될 일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