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합뉴스는 2023년 6월 인천 송도신도시 부영타워에 둥지를 튼 재외동포청이 서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재외동포청장과의 신년 인터뷰를 보도했다. 애초 서울 입지를 선호해 온 재외동포 단체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재외동포청 유치의 당사자인 인천광역시와 지역 언론·시민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현 청사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둔 이 논란은 2026년 재외동포청이 추진해야 할 동포 데이터베이스(DB) 구축, 핵심 민원 해소, 한인 사회 네트워크 강화, 포용적 귀환동포 정책, 정책 추진체계 일원화 등 중점 과제를 압도하며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도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검토–보류’와 ‘철회–사과 요구’가 맞서는 공방만 이어질 뿐 논쟁의 초점은 흐려지고 있다.
출범 3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중앙행정기관의 본청 위치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이유를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2023년 4월 재외동포청 본청은 인천 송도로, 통합민원실은 서울 광화문으로 이원화한 결정에서 비롯됐다. 당시에는 국제공항·항만 접근성, 개항과 근대 이민사의 상징성, 국제도시로서의 성장 가능성,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적 명분과 함께 동포 접근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었다. 다만 대통령실과 외교부, 인천시 모두 유치 이후 재외동포청의 안정적 정착과 신뢰 구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충분히 마련했는지는 점검할 대목이다.
현실적으로 재외동포 다수는 인천·부산·제주 등을 통해 출입국하더라도 체류 중 주요 활동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에서 해결한다. 지난 3년간 재외동포들의 시선에서 인천이 ‘동포 친화도시’로 인식돼 왔는지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재외동포청이 송도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접근성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2018년 재외동포재단의 제주 서귀포 이전 당시 제기됐던 불편한 기억이 여전히 동포사회에 남아 있다는 점 역시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읽힌다.
재외동포청은 단순한 중앙행정기관이 아니다. 전 세계 181개국에 흩어져 사는 708만 재외동포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듬고, 현실을 이해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글로벌 행정 플랫폼이다. 그렇다면 이 기관이 뿌리내릴 도시는 단순한 행정·교통 입지를 넘어 재외동포·다문화·이민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인프라와 역량을 갖춘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재외동포들에게 재외동포청이 오가다 들르는 곳이 아니라 신뢰하고 찾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번 이전 논란은 재외동포청이 왜 특정 도시에 자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논쟁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인천이 재외동포청을 계속 품고자 한다면 존치 여부를 넘어 동포 친화 행정과 중장기 비전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는 재외동포청 유치를 원하는 다른 지자체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과제다.
예컨대 재외동포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독립 청사 마련, 차세대와 외국인 청년이 K-팝·드라마·영화·푸드·IT·한국어 등 한류 콘텐츠를 체험·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재외동포를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사람·자본·정보가 선순환하는 협력의 주체로 인식하는 관점 전환도 요구된다. 지역 언론, 교육청, 대학, 공공기관과 기업이 재외동포 이해와 교류, 채용 확대에 함께 나서야 한다.
이러한 성과는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단기·중기·장기로 ‘동포 정책도시’, ‘동포 참여도시’, ‘동포 귀환도시’로 설계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다. 국제기구나 정부 기관 모두 유치보다 유지가 어렵다. 재외동포청의 합리적 요구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응답하지 못한다면 708만 재외동포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지금의 쟁점은 임대료나 통근 문제도, 인천이냐 서울이냐의 선택도 아니다. 어디가 재외동포의 마음을 얻을 준비가 되어 있고, 이를 실천할 인프라와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제 이 질문에 감정이나 시시비비가 아닌 정책과 비전으로 답해야 할 때다.






































































































































































































